★ 일어나 저 강을 건너라

Roche Korea로의 첫 출근과 초기 회사 생활에 대한 회고(2)

Billy Soh 雲 響 2022. 7. 21. 22:04

내가 입사한 당시의 조직은 다음과 같았다.

 

PM으로서 내가 맡은 품목은 3세대 세파로스포린 항생제 로세핀, 항 혐기성균 항생제 티베랄, 파킨슨 치료제 마도파와 그외 간트리신, 러미라, 플루오로우라실 등이었다. 전체 인사 할때도 케스터만씨가 강조하였지만 그때까지의 로슈 그룹 주요 품목 라인은 바륨으로 부터 시작한 정신과 약물이었다.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고자 야망을 갖고 개발 발매한 항생제 로세핀에 거는 기대가 대단하였다.

 

내가 속한 마아케팅부의 분위기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서로 존중하여서 내가 갖고있는 호전적 분위기나 공격적 성향은 우스운 것이 되었다. 나는 언제나 동료들에게 한없이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게 되었다. 나처럼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튀는 성격에 만일 또 다른 그런 동료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자의든 타의든 오래 근무하기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료들 모두가 따뜻한 마음을 가졌고 합작회사 출신들로서 고추장 냄새가 나는 내국회사 출신인 나를 부드럽게 적응토록 도와 주었다. 서로가 장점을 어필하여 부각되도록 노력하고 약점을 언급하거나 나타내는 것은 서로가 피하였다. 나중에는 (어르신)이라는 호칭으로 모르는 남이 보기에는 우스꽝스럽도록  서로 존대하였지만 그것은 철저히 남을 존중하고 영역을 건드리지 않기 위한 자생적 방편이었다.

 

1984년 7월 17일 제헌절 공휴일을 맞아 첫 단합대회를 갖기로 하였다. 마아케팅부와 개발부의 양현하 차장님까지 내 포니2에 타고 경기도 현리 계곡을 찾았다. 찌는듯한 무더위의 날씨에 나무 그늘을 찾아 버너를 걸고 서로 도와가며 요리를 하였다. 삼겹살 상추쌈에 밥하고 찌개도 끓였다. 계곡 맑은 물에 시원하게 몸을 담그며 서로의 동료애와 마음들을 더욱 가까워지게한 하루였다. 7월 말이 되었다. 이헌구 마아케팅 부장님이 부임하시고 홍성철 대리 디자이너가 종근당으로부터 와 합류하였다. 나는 매일 로세핀을 공부해가며 시장조사 업무에  열중하여 한달후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보고서가 그 후 로세핀 발매 계획의 근간이 되었는데 잘 조사하였다고 서로 칭찬하였다. 그 모양이 8절지 시험지 크기의 옆으로 된 형태여서 펜타곤 보고서라하였다. 8월이 되자 영업소 소장들이 입사하였다. 서울병원 최봉근, 서울북부 노신국, 남부 김재일, 경기 강원 함태규, 대전 이태섭, 대구 우제만, 부산 김원태, 광주 이동국 소장 등이었다. 아직 교재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서 필기 내용은 모두 불러주고 받아쓰기를 하도록 하였으니 모두 손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