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린의 일기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중에서 - 2 모든 평범한 것, 사소한 것, 게으른 것, 목적 없는 것, 무기력한 것, 비굴한 것을 나는 증오한다. 자기 성장에 대해 아무 아무 사고도 지불하지 않는 그런 존재를 나는 경멸한다. 모든 유동하지 않는 것, 정지한 것은 퇴폐이다. 저열한 충동으로만 살고, 거기에도 만족하지 않는 여자를 나는.. ★ Billy의 좋아하는 산문, 단편 2019.07.17
전혜린의 일기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중에서 - 1 출처 http://cafe.daum.net/sook1928/Dzrj/449?q=%EC%9D%B4%20%EB%AA%A8%EB%93%A0%20%EA%B4%B4%EB%A1%9C%EC%9B%80%EC%9D%84%20%EB%98%90%20%EB%8B%A4%EC%8B%9C%20%EC%A0%84%ED%98%9C%EB%A6%B0 전혜린의 일기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중에서 결혼이란 확실히 인간을 좁힌다. 벽난로 앞의 단란과, 의·식·주의 안정과, 안락 이외에 아무 엠비.. ★ Billy의 좋아하는 산문, 단편 2019.07.04
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 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뭇꾼 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 있으나, 석윳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 ★ Billy의 좋아하는 산문, 단편 2015.02.23
소나기 -황순원- 소년은 개울가에서 소녀를 보자 곧 윤 초시네 증손녀 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소녀는 개울에다 손을 잠그고 물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서는 이런 개울물을 보지 못하기나 한 듯이. 벌써 며칠째 소녀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물장난이었다. 그런데, 어제까지는 개울 기슭에서 하더니, 오늘.. ★ Billy의 좋아하는 산문, 단편 2009.04.09
창랑정기 (滄浪亭記)· -유진오- 1 「해만 저물면 바닷물처럼 짭조름히 향수가 저려든다」고 시인 C군은 노래하였지만 사실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란 짭짤하고도 달콤하며 아름답고도 안타까우며 기쁘고도 서러우며 제 몸 속에 있는 것이로되 정체를 잡을 수 없고 그러면서도 혹 우리가 무엇에 낙심하거나 실패하거나 해서 몸과 마음이 고달픈 때면은 그야말로 바닷물 같이 오장육부 속으로 저려 들어와 지나간 기억을 분홍의 한 빛깔로 물칠해 버리고 소년 시절을 보내던 시골 집 소나무 우거진 동산이며 한 글방에서 공부하고 겨울이면 같이 닭서리 해다 먹던 수남이 복동. 이들이 그리워서 앉도 서도 못하도록 우리의 몸을 달게 만드는 이상한 힘을 가진 감정이다. 향수란 그러나 반드시 사람의 심사를 산란케만 해 주는 것은 아니고 우리가 그렇게 할 마음의 여유만 갖는다 .. ★ Billy의 좋아하는 산문, 단편 2009.02.26
별 -알퐁스 도오데 출처 http://cafe.daum.net/schoolphoto/LKN5/2360?q=%BE%E7%C4%A1%B4%C2%20%BC%D2%B3%E2&re=1 별 알퐁스 도데 내가 뤼르봉 산에서 양을 치고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몇 주일씩이나 사람이라고는 통 그림자도 구경 못하고, 다만 양떼와 사냥개 검둥이를 상대로 홀로 목장에 남아 있어야 했습니다. 이따금 몽들뤼.. ★ Billy의 좋아하는 산문, 단편 2008.12.30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안톤 슈낙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안톤 슈낙(Anton Schnack) 1892-1961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의 한 모퉁이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빛이 떨어져 있을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게다가 가을비는 쓸쓸히 내리고 사랑하는 이의 발길.. ★ Billy의 좋아하는 산문, 단편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