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어나 저 강을 건너라

어린시절 앓았던 강박증

Billy Soh 雲 響 2019. 12. 14. 21:24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는지 후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여섯 일곱살 무렵이었던것 같다. 나는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며 많이 아펐던 적이 있다. 그것은 육신이 아픈 병이 아니라 설명 할 수도 없는 정신적인 질환 상태였다.  낮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였는데 저녁이 되어 잠이 들면 한밤중에 그런 증상에 사로잡히곤 하였는데 잠을 자다가 끝도 한도 없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도데체 왜 그런 증상을 앓았는지 지금도 설명할 길이 없다. 잠들었다가 그 증상이 일어나면 나는 한없이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었지만 깨어난 비몽사몽 간에도 그 증상이 계속 되니 그 무서움과 공포는 견딜수가 없었다.  마치 고공 낙하를 하여 허공중에서 떨어지는 느낌이라할까. 그러나 낙하하여 떨어지더라도 어느시점에서는 멈춰지는 것이 고공 낙하 일텐데 네 어린 시절의 그 증상은 끝도 없이 암흑 속의 허공으로 떨어져 가는 것이니 그 공포는 말로 할수가 없었다.


부모님 께서는 내가 그 증상이 일어나 비명을 지르며 울면 주무시지도 못하고 밤새 아버지가 나를 없으시고 어머니는 뒤에서 내 엉덩이를 받치시고 마당을 빙빙 돌면서 기도를 하시었다. 기도를 끝내시면 사도신경을 외우고 주기도문을 외우고 또 다시 기도를 하시고 외우시기를 내 증상이 가라 앉을때까지 계속 마당을 돌며 계속 하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러기를 수식경 하는 동안에 내가 아버지 등 위에서 다시 살며시 잠이 드는 것이었다. 그러면 부모님이 방에 갖다 눕히시고 곁을 지키고 계셨다. 다행히 그렇게 잠들어 아침까지 자면 다행이었고 다시 또 내가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깨어나면 다시 업고 마당을 돌기를 반복 하셨다. 양의 한의 할 것없이 용하다는 의사는 다 보였는데 그들의 대부분의 진단은 기가 허해서 그런 증상이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한약을 얼마동안이나 먹었는지 질려서 나는 지금도 한약을 싫어 한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점차 그런 증상이 사라지게 되었다. 학교에 들어가 학교 생활을 활발히 하고 학교에 재미를 부치면서부터였는지 그야말로 기가 허하다가 한약으로 보강이 되어서 나았는지는 모르지만 그 후에 그 증상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 이제는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었지만 어떡하다 지금도 가끔 그때의 생각이 살아나면 끔찍했던 기억이 생생한 것이다. 그 후에는 나는 몸이 아파서 부모님께 걱정 끼치는 일은 거의 생각 나지 않으니 얼마나 축복을 받고 자란 나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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