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강
한여선 작시, 임준희작곡 메조소프라노 김현주
마른 갈꽃 흔들며 겨울이 우는 소리 홀로 찾아와 듣는 이 누구인가 푸르게 흐르는 저 강물처럼 세월도 그렇듯 흘러갔거니 쓰러진 물풀 속에 길잃은 사랑 하얗게 언채로 갇혀 있구나 그 어느 하루 떠나지 못한 나룻배엔 어느 나그네의 부서진 마음인가 소리없이 눈은 내려 쌓이는데 언 하늘 마른 가슴 휘돌아
또 다시 떠나는 바람의 노래 나그네 홀로 홀로 서서 듣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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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겨울동안 팔당호수는 침묵속에 잠겨있었다.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면서 그 찰랑거리던 푸른물은 자신을 얼려 굳히며 묵묵히 기다렸다.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이 쌓일때도 말없이 안아 주었다. 매일처럼 바라보는 팔당호의 그 넉넉함 속에 가파른 가슴을 나또한 살며시 내려놓곤 했던 것이다.
이제 바람의 방향이 천천히 바뀌기 시작하니 얼어붇었던 호수 또한 깊은 숨을 내어쉰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봄의 정령들이 어디선가 다가오는 것이다. 얼었던 가슴을 녹이며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살랑이며 어루만지나 보다. 그러나 변화하는 자연에 언제나 뒤쳐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방랑자의 가슴이다. 바람이 바뀌었는데 어찌 움츠렸던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인가. 누군가에게 기대어 위로받고싶은 소심은 오늘도 호수가를 서성인다. 가슴을 울리는 '겨울강을 들으며..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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