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김효근 작사, 작곡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 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메이고 싶소
외로운 겨울새 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 길을 잊어버리오
가슴에 새겨 보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결에 실려오는가 흰눈 되어 온다오
저 멀리 숲 사이로 내 마음 달려가나
아 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 여운만 남아 있다오
눈감고 들어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여
나 어느새 흰 눈 되어 산길 걸어간다오
이상 악보출처;http://cafe.daum.net/sbcyu/2xUi/257?q=%B1%E8%C8%BF%B1%D9%20%B4%AB%20%BE%C7%BA%B8&re=1
위의 가곡 '눈'의 작사 작곡가는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인 김효근이며 이 곡은 그가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이던 1981년 제1회 대학가곡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곡이다. 대 음악가도 아니였던 그가 학창시절에 아마추어로서 만들었던 이 곡은 그러기에 오히려 기름기가 번들거리지 않는 정말 흰눈같은 순수한 감동을 준다. 마치 수채화의 투명한 매력처럼 지금도 많은 성악가들에 의해서 불리워지고 있으며 가곡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있는 것이다.
오늘도 오후에 함박눈이 쏟아졌다. 허공에 흩날리는 낙화 이파리처럼 태초의 자유를 구가하는 함박눈을 보고 있노라면 무작위의 선율속에 깃든 오묘한 멜로디처럼 청아한 평화와 감명을 느끼게한다. 눈쌓인 새벽길을 걸어 콩나물 국밥을 먹으러가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하얀 첫 새벽에 손을 호호 불며 줄을 서 기다렸다가 먹는 감칠맛의 콩나물 국밥과 뜨끈하게 데워주는 모주 한사발의 기억은 다시 맛볼수 없는 추억이다. 인생은 그렇게 빠르게 흘러갔기 때문일까. 가곡을 들으며 추억을 생각하는데 창밖은 얼어붙는 찬바람이 몰아치고있다. 나뭇가지에 붙어있던 눈덩이들은 지금쯤 어둠속에서 대지를 향하여 낙화하고 있을까..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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