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죄인 취급하지 말아라
이토를 죽은 것은
나 일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동양 평화를 위한 것이다.
나는 독립군의 중장 자격으로
이토를 살했다.
나는 군인이다.
안중근(1879년 9월~1910년 3월)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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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망각병, 치욕도 고통도 굴욕도 우리는 쉽게 잊는 민족인가
한달 여 전인 지난 5월 17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의 경비원으로 일했던 89세 노인이 미국에서 체포되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하였다. 미국 연방 경찰이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과거 나치 친위대 소속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요한 브레이어를 체포했던 것이다. 브레이어는 1944년 악명 높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제2수용소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총 158건의 유태인 살해를 돕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독일 바이덴 지방 법원은 브레이어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미국 정부에 범죄자 인도를 요청할 계획이라 한다. 브레이어는 지방법원의 예비 심문을 받았으며 가벼운 치매 증상이 있고 도주 위험이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보석 없이 구금 결정하였다. 브레이어는 17세의 나이에 나치 친위대에 가입하였으며 독일이 패망한 이후 1952년 미국으로 이주하고 시민권을 얻어 생활해 왔다는 것이다.
70년 전의 전쟁 범죄자를 결코 망각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추적해온 독일 정부나 그 늙은 범죄자를 체포하여 보석도 허가하지 않고 구속 수사하고 있는 미국 당국의 끈질긴 역사의식을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생각하며 남산의 안중근 의사 기념 공원을 찾았다.
안의사는 1909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대한 독립군의 참모 중장이 되어 우리나라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 역두에서 사살하였다. 그는 단발의 총격으로 이토를 명중한후 현장에서 당시 만주를 지배하고 있던 러시아 경찰에 체포되었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체포의 오라를 받았던 민족의 영웅이다. 일본의 교육에서 이토는 영웅으로 가르치지만 안중근 의사는 단순 테러리스트로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미래의 나라를 책임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안의사의 의거를 얼마나 비중있게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국권을 잃은 민족의 군인으로서 그가 가졌던 사상과 기개와 용기를 우리 젊은이들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안의사 공원을 걷는다.
우리 근대사의 치욕들, 일국의 황후가 일본의 깡패들에게 난자 당했던 을미사변, 을사 보호조약, 한일 강제병합, 3.1운동과 일제의 피비린내 나는 무자비한 사살과 진압, 정신대의 비참한 인권유린 등 일제의 만행을 우리는 똑똑하고 생생하게 가르치고 있는가. 또한 국군과 유엔군 20만 명이 전사했던 북괴의 6.25 불법남침을 우리는 그야말로 끈질기게 젊은 세대의 머리 속에 심어주고 있는가.
그런 뼈가 저린 치욕과 고통과 굴욕의 역사를 아무런 비분강개도 없이 처삼촌 벌초하듯이 남의 일처럼 지나가는 말로 가르친다면 이는 살아있는 교육이 아니다. 그런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독일과 미국의 젊은이들처럼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정의를 짓밟은 범죄자를 추적하여 단죄할 기개와 용기가 있겠는가. 작년에 두번째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 하였다. 잔혹한 역사의 그 바라크 입구에 이렇게 씌여 있었다. “역사를 망각한 민족은 또다시 역사에 당한다”고. 사실 치욕의 역사를 쉽게 망각하는 나라와 민족은 성인의 나라가 아니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어린애와 같은 치기어린 나라의 수준일 뿐이다. 뇌속에 사고력이 있는 나라와 구성원들이라면 결단코 짓밟힌 역사를 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민족은 망각의 DNA를 제거해 내야 한다. 더 큰 미래와 포용력으로 보복은 하지 않는다 해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교육 정책자들은 부디 각성하여 국사 교육을 개편하여야 한다. 남의 나라 역사처럼 말하는 ‘한국사’라는 용어부터 ‘국사’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한민족의 수난사와 미래 비전을 위한 대책’을 강화하거나 별도 필수과정으로 분리하여 후진의 가슴속에 철 심장을 길러 줘야 할 책무가 지금의 주도세대에게 있음을 각성해야 한다.
젊은 나이에 국가안위로 노심초사하며 국가의 원수를 일격으로 쓰러뜨린 안중근 의사의 영웅 거사를 기억 저편으로 희미하게 해서는 나라가 아니라 오합 집단일 뿐이다. 거사 1세기가 지나도록 그분의 시신도 찾아 모시지 못한 우리의 허약한 민족정기와 현실을 부끄럽게 알아야 한다. 진정 얼굴을 들 수 없는 또 다른 치욕인 것이다.
<운향 Billy S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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