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 Soh 의 글,생각,의견

한국을 덮어버린 슬픔의 봄

Billy Soh 雲 響 2014. 5. 5. 08:57

 

Traumerei (트로이메라이) - R. Schumann

 

Gabriel's  Oboe - E. Morricone

 

Trepak-Russian Dance (from the Nutcracker)- P. I. Tchiakovsky

 

Jazz Suite Waltz- Shostakovich

 

The Pink Panther 주제음악- Arr.James Christen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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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동영상들은 2014년 3월 14일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개최된 '아리엘 클라리넷 앙상블'의 연주 상황 일부이다. '아리엘 클라리넷 앙상블'은 음악을 통한 사회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2011년 11월에 창단되었으며 고통받고 있는 환우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봉사 연주를 활발히 하고 있는 클라리넷 연주자 모임이다. 2014년 대한민국의 봄을 슬픔으로 덮어버린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위의 동영상을 올려 본다.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평화롭고 화창한 봄날 아침을 강타한 세월호 침몰 소식에 전 국민은 경악하였다. 그로부터 20일이 지나 온나라가 슬픔에 빠져 있지만 아직도 50여 명의 희생자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어서 빨리 그들을 찾아내어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고 침몰된 배를 인양하여 사태가 수습되기만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것은 물리적인 현실의 수습만이 아니다. 어떻게 그 원인과 문제점을 규명하고 향후의 안전 대책을 강구하느냐 하는것은 보다 근본적인 난관이며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역량 시험대가 될것이다.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도 우리나라는 성수대교 붕괴, 삼풍아파트 상가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이번의 세월호 침몰등 상상을 초월하는 대형 안전사고를 많이 겪었다. 도대체 자연 재해도 아니고 테러도 아닌 인간원인 사고들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리도 자주 일어나는 것일까. 수많은 논객들이나 앵커들이 남탓을 많이 하지만 나는 이것이 우리나라의 수준이요 나자신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 밖에는 아직 안된 나라와 자신인 것이다. 서구의 선진국들이 200년에 걸쳐 이룩한 산업화 민주화 선진 국가의 발전 과정을 우리는 불과 3,40년에 이룩하였으니 결과는 이루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겪어야할 모든 일들이 축약되고 소멸 되어 버린데에 원인이 있다는 생각이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조상들의 옛 속담이 헛말이 아니다. 과정이 없어서 다져 지지 못한 과정속의 잘못된 국가 전체와 사회의 가치관, 오작동된 시스템이 한번은 무사히 지나갈 지 모르지만 축적되고 축적 되면 언젠가 터지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것이 작금 우리 사회의 정확한 현황인 것이다. 그러니 어찌 국가 탓을 하랴 네탓을 하랴. 바로 내탓인 것이다.

 

초 급속 성장을 위하여 돈 이외의 가치들 아니 돈보다도 더 소중한 가치들이 모두 무시되거나 말살 되었다. 그것은 어떤 계층이나 분야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처한 모든 삶의 현장에서 예외없이 총체적으로 불어 뒤덮은 광풍이었다. 돈이면 다된다는 황금만능의 배금주의 사고하에서 그 과정이나 방법 수단은 그다지 문제되는 것이 아니었다. 너와나 모든 사람이 규정을 어기고 서로 뒤로 빼돌리고 봐주기하며 금품을 주고 받고.. 대체 그러지 않은 분야나 사람이 어디에 있었을까. 원칙으로 살려고 하는 사람은 경쟁에서 도태되고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현실 아니었던가. 그러니 이런 망연자실한 사고와 고난 앞에서 누구탓을 할것인가.

 

인간세상에서 헌법이 없어서 나라가 뒤집히고 망하는가. 법이 없어서 범죄자와 자살자가 만연하는가. 규정이 없어서 기업이 망하고 단체들이 소멸하는가. 지켜야할 수칙이 없어서 그리도 엄청난 대형 사고들이 터지는가. 그건 아니다. 우리 사회에는 브레이크가 고장났다. 속도를 늦추면서 과정을 챙겨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는 이상 대형 사고들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조금 지나면 세월호도 또 잊어버릴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면 안된다. 어찌하여 우리나라는 그리도 쉽게 망각하는 민족이

된것일까.

 

민족의 가슴이 찢겨졌던 일제의 압제도 잊어버리고 수십만이 죽은 6.25 한국전쟁도 잊어버리고 가깝게는 천안함도 잊어버리는데 세월호인들 안잊어 버릴까. 바로 그 백치같은 망각이 우리나라의 문제이다. 끝까지 잊어버리지 않고 후벼파서 대안의 실행을 챙겨대는 지도력이 없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그런 지도자를 선택해 줄 수 있는 너와나의 판단력과 공감과 능력이 없는 것이다. 남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가슴이 찢어지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너와 나의 지성이 살아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 각자 나자신이 그 의식을 되살리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긴 장래는 없는 것이다. 잠깐의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해도 갖춰야한 정신 문화와 기초 콩크리트가 부실하기에 언제 엎어져 침몰해 버릴지 그 시한폭탄이 언제나 우리안에 내재 되어 있다는 것마져 망각해서는 결단코 안된다는 사실이다.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