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 Soh 의 글,생각,의견

슬퍼라 나라를 덮어버린 벚꽃이여

Billy Soh 雲 響 2013. 5. 3. 21:56

 


 

  Fantasy on a theme by Rossini from "Mose in Egitto"  / Paganini

출처 http://cafe.daum.net/classicmusic/VuH/7279

 

며칠전 화려하던 벚꽃이 온 나라를 뒤덮고 전국의 도시마다 거의 예외가 없이 벚꽃 축제 벚꽂놀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법석을 이루었다. 나도 물론 벚꽃을 좋아하고 그 아름다움이 좋아서 거주지 가까이의 강변에 이어진 벚꽃길을 걷기도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나는  여행하는 기회가 많기에 벚꽃계절에 전국을 나들이 하다보니 우리나라의 전국은 그야말로 예외없이 흐드러진 벚꽃의 천지로 변하였다. 짧은 순간에 피어나 세상을 핑크빛 아름다움으로 바꾸었다가 한순간에 져가는 벚꽃은 얼마나 아름다운 꽃인가.

 

그렇게 즐거운 꽃놀이의 어느 한순간에 마치 머리를 얻어맞은듯 의구심이 드는 것이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렇게 벚꽃의 나라 벚꽃의 천지가 되었던가. 어린 시절만 해도 이렇게 많지는 않았었다. 각 도시에 일제가 심어놓은 벚꽃들이 약간씩 있었고 서울에는 창경원에 벚꽃이 가장 많았다. 그 창경원도 창경궁을 일제가 조선 왕조의 기맥을 끊기 위하여 정원으로 고쳐 창경원이라하고 그곳에 동물원까지 지어 훼손하였던 곳이다.

 

물론 꽃이 무슨 죄랴. 벚꽃은 아름다운 꽃이요 순수하게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란 아름다운 마음이다. 다만 문제는 그 아름다운 꽃을 이념화 형상화하여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수백만의 생명을 앗아갔던 침략 전쟁과 일본혼의 상징으로 이용했던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불순한 이용이 죄악이라면 죄악이었다. 일본 제국주의 자들은 벚꽃을 군국주의 영토 확장의 상징으로 이용하고 전쟁 참여를 미화하고 독려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였었다.

 

"천왕을 위해 사쿠라(벚꽃) 처럼 아름답게 져가라" 고 어린시절 부터 절대 충성을 가르쳤다. 그들의 침략 전쟁 깃발아래 수를 헤일 수도 없는 식민지 조선의 젊은이들이 개죽음 당하였으며 꽃같은 조선 처녀들의 순결이 무자비하게 윤간 당하고 짓밟혔던 것이다. 벚꽃은 이런 씻을 수 없는 역사적 상처를 가진 일제 군국주의 상징의 꽃이기에 아름다운 꽃을 순수하게 아름다움으로만은 볼 수 없는 것이 우리민족의 입장이 된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책자들이나 그에 부화 뇌동하는 저능아 학자들은 이 벚꽃이 제주도가 원산이니 우리나라의 것이라 괜찬다는 말도 안되는 억지논리를 갖다 붙이고 있다 이처럼 바보같은 말이 또 어디에 있을까. 어느 외국인 선교사들의 글에 제주도에서 벚꽃나무를 발견하였다는 데서 벚꽃을 우리나라의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사실은 공인 된것은 아니다. 백번 양보하여 설령 벚꽃이 제주도가 원산이라해도 원산지라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우리나라 꽃이라 할 수가있는가. 그렇다면 무궁화의 원산지는 인도와 중국이다. 그러면 무궁화는 인도의 꽃이라해야하나 중국의 꽃이라 해야하나. 그게 말이 되는 것인가.

 

거기다가, 현재  우리나라의 전국에 덮여있으며 우리가 왕벚꽃으로 부르고 있는 품종은 일본에서 개량된 '소메이 요시노'라고 하는 품종이며 일본에서 묘목을 들여온 일본의 꽃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수양벚꽃'이라고 하는 늘어지는 벚꽃은 일본의 '시다레 자쿠라'라고하는 품종이다. '소메이 요시노'는 토오쿄오의 우에노 근처 '소메이 무라(촌)'와 나라의 '요시노 산'의 지명에서 따 식물학자 후지노가 1900년에 합성해 만든 말이다. 우리가 아무리 우리나라 원산지의 꽃이니 왕벚꽂이니 수양벚꽃이니 하고 이름을 바꿔 불러 봤자 그것은 변할 수 없는 일본의 품종 '소메이 요시노'이며 '시다레 자쿠라'이다.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침략을 미화하고 상징화하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품종명 고유 명사인 것이다.

 

일본 국내 법에 규정해 놓은 조항은 없지만 법규정 보다 더 원조적인 관습법에 의해 일본 국기는 일장기이며, 일본 황실의 꽃은 국화이며, 나라의 꽃은 벚꽃이다. 일본은 한순간에 피었다 화끈하게 저가는 벚꽃의 생리를 소위 '야마토 혼'이라하여 일본 민족혼에 접목해 상징화했고 그 상징의 벚꽃을 일본제국해군 기지였던 진해 군항에 대대적으로 식수했으며 현재도 식민지 군항의 마츠리(축제)가 그대로 이어져 진해 벚꽃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일제가 개칭한 창경원은 역사 바로세우기에 의해 창경궁으로 복원 되었지만 벚꽃은 역시 일본식 거리명인 여의도의 윤중로로 이식되어 여의도 벚꽃놀이가 되고있다.

 

꽃은 아무 죄도 없다. 만약 그 꽃을 상징으로한 일본 군국주의에 우리가 짓밟힌 역사만 아니면 단순히 보고 즐긴들 무엇이 문제이랴. 그런데, 현재도 일본은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며 침략을 부인하고 다시 군사 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헌법 개정까지 서두르고 있다. 만일 우리가 지나간 짓밟힌 역사를 새머리처럼 잊어버리고 벚꽃 엄청 아름답네 하고 아무 생각도 없이 헤헤거리고 즐긴다면 그것은 무뇌아들이며 얼빠진 민족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 민족은 뼈아픈 역사를 다시맞게 된다는 서양 격언이 하나도 틀림 없이 맞아 떨어지게 될 것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이렇게 벚꽃이 뒤덮이게 되었는가. 해방후 196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의 벚꽃들은 수없이 뽑혀져 제거 되었다. 진해에서만도 10만 그루 이상이 베어져 나갔었다한다. 그러던 것이 재력있는 일본 가업과 단체에 의해 1960년대 후반 부터 벚꽃 묘목 기증이 활성화 되기 시작하여 진해가 다시 벚꽃으로 덮이고 서울 경주등은 말할 것 없고 전국의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벚꽃을 식수해 오늘의 지경에 이른 것이다.

 

꽃이 죄가 아니라 일본제국이 그토록 열망하던 내선일체를 가속화하기 위해 전국을 벚꽃 천지로 만들었던 그 한맺힌 꽃을 우리의 지자체나 중앙 정부의 행정가들이 아무런 역사의식이나 먼지만한 민족의식도 없이 다시 전국에 확산한것은 일본혼의 침략을 다시금 허용한것이 아니라고 누가 강변할 수 있겠는가. 일본은 지금도 세계각국에 벚꽃 묘목을 기증하여 일본혼의 선전 자료로 삼고있는 것은 지식인이라면 다 아는 일이기에 슬픔과 아픔을 느끼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나는 우리의 중앙 정부나 지자체 행정자들이 벚꽃의 문제를 숙고 해줄것을 감히 요구한다. 전국을 뒤덮어 버린 이 일본혼 상징의 꽃을 어찌해야 할지, 짓밞힌 역사의 상징을 어찌해야할지, 역사 불망의 후세 교육과 민족 사관 확립의 계기가 다시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감히 제안한다.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