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을
출처 http://blog.daum.net/kang7393/8005776
양평 강하의 노을(2012.11.13 스마트폰 촬영, B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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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황금빛 물결이 넘실대는 가을에 같이 듣고 싶었던 동요였는데.. 우물쭈물 하다보니 가을도 지나 버린 것이다. 그렇게 계절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기다려 주기는 커녕 언제나 나를 앞질러 지나간다. 마음엔 아직 여름인데 가을이 선뜻 다가와 버리고 가을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허둥지둥 무슨 대단치도 않은 세상사에 골몰하는 사이에 어느새 가을마져 휙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 계절이 다가 오기를 앞서서 준비하고 기다리는 사람은 얼마나 부지런한 사람인가. 나같은 사람은 세상이 다해도 그런 준비된 계절을 맞아보지는 못할것이니 참 한심한 일이다.
11월 13일, 지난 화요일에 일도 없고하여 양평에가 김장 무우를 뽑았다. 앞집 할머니 말씀이 배추는 얼어도 녹으면 되는데 무우는 얼어버리면 못쓴다고 하셔서 영하로 떨어지기 전에 뽑은 것이다. 찬 가을 비가 온후에 저녁 무렵 보니 구름 사이로 노을이 불타고 있었다. 들판엔 이미 추수가 끝난지 오래이고 텅빈 들판에 반사되는 빛이 쓸쓸하고도 아름다웠다. 가을이 다 지나 버린것을 새삼스럽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운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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