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는 몰라도 애사에 빠지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친지의 결혼식이나 돐잔치 칠순 잔치등 경사스러운 날에도 혹간 사정이 여의치 못하여 참석치 못하는 경우에는 그렇게 미안한 일이 없다. 추후에라도 만나면 너무나 볼 면목이 없었던 경험을 한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초상이나 불의의 사고 또는 무거운 병환으로 누워있는 친지의 병실 등을 빠트리고 찾아 보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경사에 빠진 것과는 다르게 그 친지나 지인과의 관계는 그것으로 더이상 지속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애사는 경사 보다더 심각하게 받아 들이는 것이 우리의 문화이다.
애사를 경사보다 더 중요하게 기억해야 하는건 국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나간 역사상의 좋았던 날만을 기억하고 치욕과 고통과 죽음의 날을 기억하지 않는 민족과 국가는 다시 그 쓰라린 아픔을 맛보게 될수 있다. 훌륭한 역사의 반면 교사를 소홀히 여긴 당연한 댓가이다. 작금의 동북아 정세를 보면 100년전의 상황과 많은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러시아 중국등 대륙 세력과 미국 일본 등의 해양 세력 사이의 지정학적 중간 지점에 위치하여 아차하는 순간에 국체가 흔들릴 가능성은 언제나 상존해 있다.
이러한 국제정세와 환경하에서 우리가 일제 침략으로 나라를 잃어 버리고 압제에 신음했던 1910년의 8월 29일, 그 날을 국가적 차원에서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우매한 일 아닐까. 일제의 치밀한 전략과 침탈에 의해 대한 제국이 무너진 그날.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던 그날인데 그 통한의 날을 지금은 누가 기억하고 있는가. 그에 앞서 1910년 8월 22일, 대한 제국의 친일파 매국노 이완용과 일본의 제 3대 통감인 테라우치 마사타케가 한일의 합방 조약을 체결하였고 동년 8월 29일에 공포함으로서 대한 제국은 지구상에서 소멸하고 말았던 것이다. 민족의 치욕과 이 한많은 날을 어찌 후손들이 기억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일본은 지금도 인접한 각국과 영토다툼을 벌이고 있다. 우리에게는 독도가 자기영토라고 계속 그 주장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심지어 노다 총리는 독도 문제를 국제 사법 재판소에 가져가겠다는 것을 차기 선거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중국과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타오)열도로, 러시아와는 북방 4개도서로 전방위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북한의 식량난과 정치적 고립을 미끼로 삼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북을 마치 중국의 일개 지방 자치정부처럼 취급하는 모양새이다. 지원을 댓가로 황금평과 나선항의 개발권을 선점한데 이어 오늘 아침 조간을 보니 청진항 운영권도 확보하였다 한다.
지난 8월에는 우리나라 국가 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께서 독도를 전격 방문하였다.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국내외에 정치적 물리적으로 확실히 보여준 그 용기와 실행력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방문을 두고 통합 민주당의 현대판 매국노들은 왜 대통령이 쓸데없이 독도를 방문하여 일본과 외교 갈등을 빗고 경제적 손해를 보느냐고 짖어대니 그들을 어찌 대한 민국 국민이라고 주민등록증을 주어야 하는가. 일에는 경중완급이 있고 우선 순위라는 것이 있다. 경제적 이익이나 외교적 조화가 민족의 영토를 지키려는 확고한 의식보다 더 우선한다는 말인가. 장기적이고 진정 소중한 민족의 가치와 눈앞의 작은 단기적 이익중 어느것이 우선인지도 분별 할 줄 모르는 작자들이 국회의원이라는 것이다. 어찌 이리 한심한 작자들과 한 나라에 살아야 하는 운명일까.
조선 말기, 특히 정조대왕 사후에 당쟁으로 날을 새우고 아무런 국가적 주체의식도 통치의 철학도 없이 무능했던 정치가들. 드디어는 일본에 의해 나라도 말도 빼앗겨 버렸던 자들과 대통령이 우리 영토인 독도에 왜 가느냐고 물어뜯는 들개같은 자들과의 사이에 어떤 차이도 발견 할 수가 없다.
독도는 1965년 6월 22일 박정희 대통령 당시에 한일 어업 협정에서도 엄연히 배타적 경제 수역으로 체결 되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1998년 9월 25일 김대중 대통령 때에 신 한일 협정을 체결하여 독도를 중간 수역인 공동 관리구역으로 체결했던 것이다. 이런 한스러운 조약이 어디있는가 일본은 이 조약에 근거하여 더욱 강하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분쟁 지역화하여 국제 사법 재판소로 끌고 가려는 책략인 것이다. 그 국제 사법 재판소라는 것은 일본이 좌지 우지하는 영향력을 갖고있는 기관이니 갖고만 가면 일본측 손을 들어주게 할 수 있다는 속셈이다.
상황이 이런데, 역사는 언제나 돌고 돌아오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어찌하여 지나간 뼈아픈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고 일본에 합방 당한 8월 29일을 국가적으로 기억하지도 않는 다는 것인가. 이날은 국치일로 제정되어야 한다. 조상이 물려준 나라를 잃어버린 자들의 후손들로서 그 통한의 슬픔과 부끄러움을 되새기며 반성하고 자책하여야 한다. 반기를 게양하여야 한다. 작금의 동북아 현실과 역사의 교훈을 반면 교사로 삼아 철저히 대비하고 국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정치가들은 흔들림없는 안보의식과 외교 철학을 확립하여야 한다. 민족의 자산과 영토를 한치의 손상없이 지켜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소중히 하여야할 가치가 무엇인지 그 우선순위에 대한 인식과 지식을 길러야 한다.
광복절 개천절 등 기쁜날을 기억하고 축하하는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두번다시 유사한 민족의 고통과 죽음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 뼈아픈 경술 국치일의 법제화를 촉구한다. 그 굴욕 그 수치를 다시 당하지 않으려면 지난 역사를 제대로 아는 지식의 토대 위에서 세계사의 전면을 향한 긍지와 도전이 지속 되어야 할 것이다.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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