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짜리 정수가 말했다. 선생님, 우리집은 너무 너무 가난해요. 우리집이 가난하니 도우미 아줌마도 가난하구요 동생 봐주는 누나도 가난하구요 우리 아빠 비서 아저씨도 가난해요. 그뿐인줄 아세요? 우리집 정원사 아저씨도 너무 가난해요. (선생님은 아연실색.. ) 웃자고 누가 만들어낸 시중의 우스개 소리이다. 그런데 웃지 못할 이런 해괴한 말들이 어른들 모이는 한국 기독교 집회에서 상시로 일어나고 있으니 참 한탄도 할 수 없을 만큼 한탄 스럽다.
한국의 개신교가 불과 백몇십년 만에 이만한 양적 성장을 기록 한것은 정말 세계의 교계에 회자되는 화제이며 하나님의 은총이다. 그러나 근래 기독교는 사회의 인정을 받고 국가와 민족을 위한 역할과 공헌을 하기 보다는 교계 내부의 도그마에 빠져 권력 투쟁과 감투 싸움, 교회 대형화로 치닫는 왜곡된 가치관, 지도자 목사들의 재물과 권력을 탐하는 세속화, 교회를 상속하려는 우매한 자들에 의해 얼룩져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가슴 아픈 현실이다.
한편 농어촌에서 어렵게 목회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소외되고 약한 자들을 위해 곳곳에서 자신의 모든 욕망을 던져놓고 진정한 목회자로 일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러나 어느 신도들보다도 소득이 높으며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넒은 집에 사는 목회자. 일반인들은 일년에 한번도 나가기 어려운 해외를 선교지 방문이라는 명목으로 수시로 해외를 날아다니는 분들. 강연좀 요청하면 강연료 부터 묻고 적어서 안가겠다고 거절 하는 분들. 일반 사회인은 평생 죽어라고 일한 직장에서 퇴직한후 쥐꼬리만한 연금 받으며 생활비라도 보태 보려고 갖은 수모와 어려움을 겪는데 은퇴 후에도 월급의 7 80퍼센트 이상을 죽을때까지 받도록 제도를 요구하는 목사들이 강단에서 아래와 같이 외친다.
재물에 마음을 두어서는 안된다. 모든 재산도 건강도 생명까지도 하나님의 것이니 훌훌 털고 하나님께만 맡기고 살아야 한다 하니 성도들이 그말을 들을때 무슨 생각이 들겠는가. 그 말씀은 우리에게는 해당이 안되는데요. 조용한 곳에서 혼자 자신에게 말씀 하시는게 맞겠지요 하고 생각할 것이다. 권력있고 돈있고 명예있는 목회자 교계 지도자들이 권력 욕심 돈욕심 명예 욕심을 모두 버리라고 하니 도대체 자가당착도 유례가 없는 말이라고 모두 생각하는 것이다. 성도들은 아이큐 백이하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것을 어찌 그들이 모를까.
그런 말은 종교는 다르지만 불교의 거성이셨던 고 이성철 종정 같은 분이 말씀하셔야 빛이 나고 생명이 살아나는 말이다. 10년간 장좌 불와 수행 하시다가 입적하셨을때에 개인이 가지셨던 것은 입고 계신 가사 한벌 밖에는 없으셨던 분. 그것도 떨어진 곳을 기운 누더기 장삼 가사 였던 것이다. 1978년 구마 고속 도로 개통시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가야산 해인사로 성철 스님을 방문했지만 대통령은 끝내 성철 스님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그 서슬 퍼런 유신 시절에 최고 권력자와의 만남을 거절했던 그 용기와 청렴으로 빛나던 분이 돈을 탐하지 말라, 명예도 권세도 탐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면 그 리더쉽 앞에 모두 무릅을 꿇고 감동할 것이다.
나는 기독교인인데 이렇게 애길하니 정말 하늘에 침을 뱉아 내 얼굴에 떨어지는 느낌이다. 스스로 수치스러운 생각에 얼굴을 들 수가 없다. 그러나 바로 서야할 한국 기독교를 위하여 교계 지도자 들에게 꼭 얘기하고 싶은 충정이라고 생각해 주기 바란다. 일반 신도들은 오히려 물질도 명예 권력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일반인의 영혼의 문제를 지도하려고 신학을 하고 기름 부음을 받은 성직자들은 일반인들과 달라야 한다고 성도들은 생각하며 요구하고 있다. 그런 유혹을 떨치기 어려웠다면 아예 신학을 하지 말든지 어떻게 목사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성도들의 지탄의 대상이 더 되기전에 신분을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성직자의 길을 버리고 사장이 되어 내놓고 돈을 벌든지 권력과 명예를 추구 하고 싶다면 아예 성직자의 길을 버리고 내놓고 칼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로 가는 것이 옳다.
성도들은 어떤 성직자 목사를 존경하고 따르는가. 범인이 하지못하는 길을 가는 분이다. 모든 것을 절제하며 진정코 세상의 것을 배설물로 여길수 있는 용기와 겸손이 있는 분이다. 나보다 나은분. 내가 따라갈 수 없는 분. 그런 분이 아니거나 그러고 싶지 않은 분이라면 성직 안수 스스로 반납해야 한다. 성도들에게 진정한 삶의 실행으로 설교하는분. 성도들의 아픈곳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며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평화를 줄 수 있는분. 그런 분이 계신 곳에는 모이지 말래도 성도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설교는 말이 아니다. 웅변이 아니다. 책보고 연구하고 스탭들이 구성해주는 지식이 아니다. 성서의 말씀에 따르는 진정한 절제의 용기와 성도가 아닌 자기 자신의 실행이 곧 천상의 설교이다. 그길을 가기가 싫다면 하루라도 빨리 그자리를 떠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성도들은 물론 자신의 영혼을 살리는 길이다.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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