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에 대한 제국과 일본 사이에 맺어진 소위 을사 조약이 국제법적으로 무효라고 선언한 고종황제의 친서가 이미 미국에서 발견된바 있다. 고종은 이 친서에서 을사조약은 강제로 맺어진 늑약이며 자신은 황제로서 이 조약을 허가한 일이 없다는 것을 당당히 밝혔던 것이다. 그러나 이토 히로부미는 후안 무치하게도 이 헤이그 특사의 책임을 고종황제에게 돌려 1907년 7월 20일 퇴위를 강요하고 말았으니 세계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잠들어 있다가 당한 약소민족의 가슴이 찢어지는 설움을 어찌 달랠수 있었을 것인가.
그리하여 그 3년 남짓후인 1910년 경술년 8월 22일에 일본은 드디어 더 참고 눈치볼것도 없이 한일 합방 조약을 체결하여 송두리채 우리를 집어 삼키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오호라, 조상 대대로 지켜운 이 백의 민족이 쓰러진 치욕의 국치일에 어찌 피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있으랴. 5천년을 이어온 배달 민족의 숨통이 애저녁에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 통한의 합방조약은 국적 이완용 총리 대신과 테라우치 마사타케 통감 사이에 체결되어 국권이 넝쿨채 날아가고 말았는데 그 과정에서 저지른 일제의 교활함은 더욱 극에 달하였다. 그나마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일제는 친일 어용단체인 일진회를 통하여 합방을 자진하여 청원토록 하고, 이완용이 내각 회의를 소집하여 합방안을 의결한뒤 스스로 테라우치 통감을 찾아가 조약을 체결토록 하였으니 그 여우같은 교활함이 견줄데가 없었다.
그 조약의 내용이 또한 눈뜨고 볼 수 없는 목불인견의 가관이다.
제1조 대한제국의 황제 폐하는 대한 제국 통치에 관한 일체의 통치권을 완전히 또한 영구히 일본의 천황에게
양여한다.
제5조 일본국 황제 폐하는 훈공있는 한국인으로서 특히 표창에 적당하다고 인정된 자에게 영작을 수여하고 또한
은급을 부여한다.
이 조문에 따라 일제의 한일 합방이라는 기만적 술책에 동의했던 국적 이완용등은 민족을 판 댓가로 일제로부터 더러운 각종의 작위와 은사금및 토지를 지급받았음은 더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와 그 후손들이 그때 받았던 토지를 돌려 달라고 소송을 제기 했었다니 이는 적반 하장도 유분수지 정말이지 벌어진 입이 닫히지를 않는다.
이러한 피맺힌 울분의 날이 8월 22일이다. 1910년으로 부터 꼭 100년이 되는 2010년은 마침 일요일이다. 그런데 누가 이날을 기억해 주기나 할까. 나라를 뺏긴 그날로부터 억울하게 죽어간 수많은 선열들의 넋을 누가 달래 줄 것인가. 이 국치가 원인이 되어 36년 탄압을 받고 연합국의 2차대전 승리에 따라 겨우 나라를 되찾기는 하였지만 그것도 잠시. 승전국들의 패권다툼 속에서 한반도는 다시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수십만명이 죽은 동족간의 6.25전쟁을 치루고 오늘날 이순간에도 남북간 전쟁은 이어지고 있다.
뼈아픈 그 경술의 국치로부터 빚어진 민족의 업보와 피눈물은 언제나 씻어지는 날이 올 것인가. 오늘에도 한반도를 둘러싼 4강국의 이권다툼 속에서 누구도 그들의 세계 전략적 국익을 포기 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나날이 더욱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것은 100년전의 그날의 상황에서 털끝만큼도 변함이 없다. 이미 통일은 내 생전에는 볼수 없이 아득하기만한 사실로 굳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치욕의 날을 잊지말고 8월 22일 정오에 끓는 가슴을 진정하며 온국민이 국치 애도의 묵념이라도 올려야 마땅한 날이다. 그렇게 지도해 나가는 것이 전후 역대 정부 당국자들의 당연히 수행해야할 책무였었다.
그런데... 이 어찌된 천지 개벽의 일인가. 2000년대 들어 언제부터인지 우리 국사 교육의 중요도가 초중고교의 교육과정에서 점차 약화 되어가는 추세를 보이더니 며칠전 8월 19일에는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는 교육 정책이 또 발표 되고 말았다. 2014년 고3의 수학 능력시험은 국영수 위주로 되고 국사는 하나의 선택과목이 된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러한 정책을 개발하는 당국자들의 뇌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것일까. 민족의 뿌리를 끊임 없이 가르치고, 그 역사가 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기도록 하며, 다시는 지난날의 역사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국가 전략과 방향을 굳게 잡고 세대를 넘어 가르쳐 나가도 될까 말까한 일이다. 투철한 민족적 사관으로 민족 수난사의 부끄러움을 참고 조용히 강도있게 가르치며 그 원인과 오늘날의 세대가 할 일을 분야별로 확립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의 투혼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렇다해도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사회의 경쟁 환경 속에서 민족의 비젼을 세워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시대인 것이다.
그런데 얼빠진 정책자들이 시대정신도 역사적 민족적 가치관도 정립되지 않은 자들이 위에서 코앞의 일만을 생각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한탄이 또 어디 있겠는가. 머리속에 냉철한 철학도 가슴속에 뜨거운 투혼도 없이 국어 영어 수학을 잘하는 기술자만을 길러내어 국가를 무엇이 되도록 하겠다는 말인지 교육 정책자들은 해명을 하기 바란다. 교육의 목표가 무엇인가. 국민에게 공감을 주는 목표와 철학과 전략과 일정을 공표해주기 바란다. 국가의 미래를 그냥 가는대로 맡기고 그때 그때 발생되는 문제나 땜질하겠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한다며 앉아서 국민이 바친 피땀의 세금을 축내고나 있는것인지. 갈팡질팡 중심을 못잡는 정책자, 국가의 지도자들은 민족의 제단에 그 언젠가 피눈물을 뿌리는 날이 또다시 오고야 말 것이다.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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