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파에 놀란 사공 배 파라 말을 사니
구절양장이 물도곤 어려왜라
이 후란 배도 말도 말고 밧갈기만 하리라
장만(1566~1629)은 26세에 별시 문과에 급제하였으며 병조판서를 역임 하였다.
인조 반정 후 이괄의 난을 평정시킨 공으로 옥성부원군에 일등으로 책봉되었다. 그러나 정묘호란 때 패전한 책임을 지고 부여로 유배되었다. 위 시조는 권력의 길에서 벼슬을 하며 겪은 어려운 시련을 읊은 노래이다. 초장의 '풍파'는 '당파 싸움'을 나타내며, '사공'은 '문관'을, '배'는 문관으로서의 벼슬살이'를, '말'은 무관으로서의 벼슬살이'을 각각 상징한다.
당파 싸움 때문에 문관으로서 또, 무관으로서의 벼슬살이가 모두 어렵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훗날 관직을 물러나 한가롭게 농사를 지으며 전원생활을 하겠노라는 다짐을 하고 있는 것이다.사공과 마부를 문 · 무 관직에 비유하여 심한 당파 싸움 때문에 직책 완수가 힘드니, 벼슬을 버리고 차라리 초야에 묻혀 살리라 하는 숨은 뜻이 있는 것이다. 결국 나라의 벼슬에 대한 어려움과 허무함을 풍자한 노래이다.
목하 선거의 계절이다.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고난의 시국이 4.15 총선을 앞두고 그야말로 요동치는 세상이다. 권력이 무엇인지 그 마약에 빠진 버러지 같은 무리들은 허우적거리며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다. 권력의 맛에 미친자들보다 더 저능아들은 아마 세상에 없을 것이다. 어느 당 누구 할 것없이 조선시대나 현재나 한치의 변화도 없는 인간의 유전자이다. 그들은 머지않아 권력의 줄에서 떨어져 필연적으로 감옥에 들어갈 초고속 티켓을 예약하고 있다. 그들은 곧 이어 죽음의 순간에 다다를 때에야 자신이 얼마나 허무한 바보같은 꼭둑각시 인생을 살았는지 깨달을 것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모른다. '화무십일홍' 이라는 것을. 권력자는 머지않아 추락하여 죽음에 이른다는 것을. 그러기에 선인 장만은 위 시조를 통해 어리석은 권력자들을 일찌기 경계하였던 것이다.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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