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log.daum.net/ljh5109/4291741
눈 오는 밤의 시
김광균
서울의 어느 어두운 뒷거리에서
이 밤 내 조그만 그림자 위에 눈이 내린다
눈은 정다운 옛이야기
남몰래 호젓한 소리를 내고
좁은 길에 흩어져
아스피린 분말이 되어 곱-게 빛나고
나타-샤 같은 계집애가 우산을 쓰고
그 위를 지나간다
눈은 추억의 날개 때묻은 꽃다발
고독한 도시의 이마를 적시고
공원의 동상 위에
동무의 하숙 지붕 위에
캬스파처럼 서러운 등불 위에
밤새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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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눈이 내려 쌓이는 밤. 어두운 하늘에서 한없이 쏟아지는 난무를 바라보았지. 사랑과 기쁨과 아픔과 행복이 가득한 조그마한 공간은 하늘끝에 가 있을까. 가버린 시간들은 자취없고 가슴에 남은 추억만 겨울밤에 돌아온다. 덧없는 그 세월의 시간속에 모든 공간들도 사라지고 지금은 미래의 예측도 아득한 어두운 밤 뿐이다.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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