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의 좋아하는 詩

첫 차 - 운향

Billy Soh 雲 響 2016. 6. 15. 22:01

사진출처 http://blog.daum.net/shim808/15493679



출처 http://blog.daum.net/saintj/13403996


첫 차

운향


젊은이는 보이지 않고 오십대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오늘 아침도 무리지어 떠난다

무거운 인생의 짐 켜켜이 쌓아 넣은 작은 가방 하나 소중히 들고

안녕하세요 맞은편 분에게 서로 인사 나누네

누군진 몰라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만나니 이웃이 되네


그들의 손끝에서 아파트가 세워지고

논밭이 도회가 되고

백층의 바벨탑이 우뚝서고

이사를 하고 야채와 육고기와 해산물이 운반되고

이 할머니의 손으로 빌딩안이 번쩍번쩍 깨끗해 지네


평생 어디에서 일하고 온 몸이

오늘은 또 어디의 일터로 향하는 것인가

등에 진 삶의 고생보따리가 힘겨워 곤비한가

이른아침 05:30분에서 40분 사이

서울의 모든 지하철 역으로 오라


수많은 지난날 수많은 곳에서

시련과 고난의 가시밭길 묵묵히 견디며 넘어온

그리고 오늘도 쑤시고 결리는 온몸을 안고

치열한 생존의 현장으로 출정하는 노 전사들과 만나라

기름기 없는 얼굴들과 떠나는

매일 새벽의 첫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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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역에서든 첫차 전철은 거의 백퍼센트 연세가 드신 분들이라는것 아는 사람 많을까. 나자신 전엔 무심코 지나쳐서 그런 모습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었다. 오늘아침 새벽에 홍콩에서 도착하는 비행기를 맞으러 첫 전철을 탔을때 갑자기 눈이 밝아진듯 비슷한 모습의 나이드신 분들이 눈에 띄는 것이었다. 물론 나도 나이든 사람이긴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그분들의 대부분은 작은 가방이나 종이 쇼핑백을 앞에 두고 있었다. 이 분들이 젊은 사람들이나 회사의 샐러리맨들이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토록 이른 시간에 어디의 일터로 가기 위하여 이렇게 바삐 서둘러 나가시는 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저 작은 가방들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살펴 보게 된것이다. 혹시 새벽 인력 시장으로 가시는 것은 아닌지 하고 생각하니 풍요와 소비가 흘러 넘치는 요즘의 세태와는 너무 먼것만 같은 그분들의 외모에서 지나온 세월 삶의 무게와 현실의 고달픔이 가슴에 전해져 오는 것이었다. 순박하고 죽도록 노력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그들의 삶이 오늘 아침도 첫 전철안에 가득차 있음을 처음 느낀 것이다.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