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의 좋아하는 詩

님의 침묵 - 한용운

Billy Soh 雲 響 2016. 3. 23. 22:33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거름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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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선언서 공약 삼장

-금일 오인의 차거는 정의 인도 생존 존영을 위하는 민족적 요구니, 오즉 자유적 정신을 발휘할 것이요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일주하지 말라.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쾌히 발표하라.

-일체의 행동은 가장 질서를 존중하야 오인의 주장과 태도로 하여금 어디까지든지 광명정대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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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선언문의 공약 삼장을 쓰신 만해 한용운 선사님의 시를 다시 읽는다. 일제강점기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독립투사요, 시대를 앞서가는 승려였으며 불교학의 석학이었고 뛰어난 시인이셨던 만해. 그분을 이해하기엔 나의 학문과 철학이 너무 일천하지만 작금의 분열과 다툼을 인도하여 화합해줄 민족의 큰 스승이 없는 이 나라를 한탄하며 선각의 큰분을 그리워하게 되나보다. 일제의 암흑기에도 그 기개와 불타는 독립의 의지를 굽히지 않으셨던 그분의 목소리가 시대를 넘어 오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회초리처럼 선연하게 울린다.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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