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의 Live Music(생음악)

해후 - Billy's Version

Billy Soh 雲 響 2015. 9. 16. 21:07

 

 

 

 

 

 

 

 

 

 

 

~~~~~~~~~~~~~~~~~~~~~~~~~~~~~~~~~~~~~~~~~~~~~~~~~~~~~~~~~~~~~~~~~

 

소슬바람에 출렁이는 황금 들녁 건너편에 양평의 우거 운향제가 보인다. 대풍이 예감 되는 가을이지만 뜨거운 여름이 가고 식어가는 대지의 느낌은 어딘지 쓸쓸함이 배어있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지난 여름 비를 맞으며 옮겨 심었던 조그만 꽃모종들이 어느새 자라나 꽃을 피웠다. 힘들게 피워올린 아름다움을 주인이 보아주지 않는다면 꽃들은 얼마나 쓸쓸히 져갈 것인가. 그 안타까움 때문에 서울에 일만 끝나면 한밤중에라도 양평으로 달려가곤 한다.

 

나는 음악을 사랑한다. 음악은 인생의 길을 같이 걸어가는 동반자이거나 친구와 같은 것이다. 클래식, 성가곡, 가요, 엔카, 샹송, 칸쪼네, 독일가곡, 헤비메탈, 재즈, 장르에 한계가 없이 거의 모든 종류의 음악들을 사랑하니 가히 나는 음악의 옷을 입고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제 생활을 위한 나의 평생의 생업은 제약 마케팅이었다. 그중에서도 Ethical Marketing 이다. 노벨상을 수상했던 다국적 기업의 연구소에서 개발된 전문 치료제 신약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시켜 인류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인가가 35년간 머리를 썩혔던 과제였었고 혼신의 힘으로 실행해야할 책무였었다.

 

그러나 고통과 좌절이 너울성 파도처럼 인생을 덮쳐올때, 모래사막과 같은 메마른 길을 끝없이 걸어갈때, 물드는 황혼을 바라보며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독을 감당해야 할때, 국내에서 일본에서 스위스에서 호주에서 생활할때 나에게 위로를 준것은 그 수많은 날들의 음악과 기타와 노래였었다. 나는 친구나 사람을 사귀는 것이 서툴러서일까. 사람에게서 위로를 느끼는 일이 쉽지 않았다.

 

나는 아마추어 무선의 햄 속에서 세계의 친구들을 on Air 전파의 목소리로 교제하고 사격의 반동이 주는 충족감과 모터싸이클의 크루즈, 영어나 일어등 외국어가 주는 광명의 빛같은것, 그리고 치열한 부동산 게임이 주는 자기 만족감. 그런것들 속에서 혼자 인생의 자족을 더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것들이 내삶에 윤기를 주고 다시 힘을 내 걸어가게 하였다. 그 세월들이 바람처럼 불어간 것이다. 

 

그 세월들과 오늘은 해후이다. 오랫만에..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