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cafe.daum.net/HanUltary/1Gbk/1436?q=8%BF%F9%C0%C7%20%BD%C3%20%C0%CC%BF%DC%BC%F6&re=1
8월의 시
이외수
여름이 문을 닫을 때까지
나는 바다에 가지 못했다.
흐린 날에는
홀로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막상 바다로 간다 해도
나는 아직 바다의 잠언을 알아듣지 못한다.
바다는 허무의 무덤이다.
진실은 아름답지만
왜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채로
상처를 남기는지
바다는 말해주지 않는다.
빌어먹을 낭만이여
한 잔의 술이
한 잔의 하늘이 되는 줄을 나는 몰랐다.
젊은 날에는
가끔씩 술잔 속에 파도가 일어서고
나는 어두운 골목
똥물까지 토한 채 잠이 들었다.
소문으로만 출렁거리는 바다 곁에서
이따금 술에 취하면
담벼락에 어른거리던 나무들의 그림자
나무들의 그림자를 부여잡고
나는 울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리석다.
사랑은 바다에 가도 만날 수 없고
거리를 방황해도 만날 수 없다.
단지 고개를 돌리면
아우성치며 달려드는 시간의 발굽소리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흐린 날에는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인생은 비어 있으므로
더욱 아름다운 줄도 모르면서
~~~~~~~~~~~~~~~~~~~~~~~~~~~~~~~~~~~~~~~~~~~~~~~~~~~~~~~~~~~~~ 벌써 막바지 여름의 달 8월이다. 39년의 조직 생활 동안 언제나 8월1일은 여름 휴가가 시작 되는 날이었디. 그러다가 지난 5년간은 다른 시람이 휴가를 즐기는 기간이 가장 바쁘게 일하는 시간이었다. 금년엔 멀리서 찾아온 손님 메르스 덕분(?)에 지난 6월 부터 쭈~욱 휴가를 즐기게 되었다. 그러니 언제가 휴가고 뭐고 구분이 없이 그냥 놀자 판이다. 하긴 이제 열심히 놀때도 되었다. 하지만 폭발할 것 같던 휴가전 7월 업무를 마감하고 갑자기 한순간에 풀어져 버렸던 그 옛날 휴가의 추억이 그립기도 하다. 어떤 시간의 블럭도 없어져 버린 지금은 긴장도 풀어짐도 없이 흘러가는 시간일 뿐이다. 귀에는 여전히 남제주의 파도 소리가 들리고 강원도 산속 깊은 계곡의 쏟아지는 물소리가 들리지만 그건 주위를 감도는 고독한 세월의 소리일 뿐이다. 그렇게 8월이 또 가고 가을이 다가 오겠지..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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