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의 좋아하는 詩

9월 - 헤르만 헤세

Billy Soh 雲 響 2014. 9. 9. 13:23

9 월

헤르만 헤세
Loving Cello

출처 http://cafe.daum.net/goself/C78f/23


뜨락이 슬픔에 잠기고
차가운 비가 꽃을 적신다
여름이 종말을 맞으며
조용히 떨고 있다

단풍진 나뭇잎이 하나씩 둘씩
높은 아카시아나무에서 떨어진다
죽어 가는 뜨락의 꿈속에서
놀란 여름이 지치어 미소짓는다

여름은 장미 곁에 한동안 서서는
안식을 그리다가
피로해진 큼직한 눈을
천천히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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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Hermann Hesse

Der Garten trauert
Khl sinkt in die Blumen der Regen.
Der Sommer Schauert
Still seinem Ende entgegen.

Golden tropft Blatt um Blatt
Nieder vom hohen Akazienbaum.
Sommer lchelt erstaunt und matt
In den sterbenden Gartentraum.

Lange noch bei den Rosen
Bleibt er stehn, sehnt sich nach Ruh.
Langsam tut er die grossen,
Mdgewordnen Augen 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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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는 1877년 7월 2일 독일인 어머니 마리 군데르트와 에스토니아 출신 요하네스 헤세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헤세는 내가 한때 거주 했었던 스위스의 바젤에서 자라났으나 후에 다시 신학자가 되기위해 독일로 돌아갔다. 반전 평화주의자로서 나치의 탄압도 받았으나 그는 '유리알 유희' , '데미안'등의 역작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세계의 지성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나는 9월의 정기를 안고 태어난 사람이어서 일까. 위의시 '9월'을 좋아하여 젊은 시절엔 언제나 업무노트의 뒤에 적어두고 가끔씩 애송하곤 하였다.

 

9월은 불꽃같은 한여름의 폭염이 어느덧 잠잠해지고 다가올 결실을 잉태하는 계절, 잃어져갈 잎새들이 조용히 상실의 상념에 잠겨가는 계절, 여름과 가을을 연결해주는 가교의 계절이다. 흘러간 지난날의 인생. 나는 무엇을 가지고 살아 나왔나. 괴롭고 쓰러져도 끝까지 성실, 어떤 악조건에서 죽어도 견뎌내는 인내, 언제 어느나라 어느조직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적응력 그런것들 아니었을까. 입사각이 낮아진 햇살 다소곳한 그 빛을 바라보며 무심코 지난날의 생각에 잠긴다. 

 

선선함이 느껴지는 아침 공기를 맞으며 요즘도 언제나 일터로 향하였다.  부지런을 떨어야 살아내는 세상과의 대면과 시작은 어김이 없다. 나를 위해서 살아가는 삶이지만 그길이 가족과 이웃을 위하는 길이기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걷는다. 나에게 일할 수 있는 건강과 재능을 주신것은 하나님의 축복이다. 하지만 이길은 언제까지일까. 삶의 끝없는 여로, 내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야 하는 길도 언젠가는 종점이 오리라는걸 생각하면 정리해야할 일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은 추석 연휴. 가을날을 열어가는 코스모스가 갸날프게 벌써 들길에 하늘거린다. 코스모스는 연약해도 수많은 세월동안 세대를 이어가며 피고 또 피어온 꽃들이다. 내가 비록 연약하나 인도하시는 힘이 있기에 꿈꾸는 세상을 향해 한발 한발 발걸음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내 생전에 무엇인가 완성하려 한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삶의 프로토콜을 구성하고 나의 마지막 때에 그 패스워드를 다음세대에 전하였다고 생각할수만 있다면 나의 인생은 그다지 실패한 인생은 아니였으리라. 인생의 그 Final scene과 후회없는 마지막 미소만을 상상하며 오늘도 일방통행 인생의 화살표를 따라 걷고 또 걷는다.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