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가 좋아하는 가곡

옛날은 가고 없어도(손승교 작사 이호섭 작곡)

Billy Soh 雲 響 2014. 1. 8. 13:36

 

옛날은 가고 없어도

손승교 작사    이호섭 작곡  소프라노 이규도 노래

 

출처 http://blog.daum.net/kir4554/8123221

 


더듬어 지나온길  피고지던 발자국들
헤이는 아픔대신  즐거움도 섞였구나
옛날은 가고없어도 그때 어른거려라
옛날은 가고없어도 그때 어른거려라


그렇게 걸어온길 숨김없는 거울에는
새겨진 믿음아닌 뉘우침도 비쳤구나
옛날은 가고없어도 새삼 마음설레라
옛날은 가고없어도 새삼 마음설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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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연말을 지내고 잠시 망중한의 연초가 되니 지난날의 모습들이 불현듯 떠오른다. 추억이 많아지면 나이가 든거라더니 나도 어린시절의 고향 모습이 생각날때가 되었나보다. 유난히 눈이 많은 고장이라 겨울이면 마을앞 산성이 보이지 않게 몰아치던 눈보라를 바라보며 따뜻한 방안으로 뛰어 들어가곤했다. 온통 얼음판이 된 논에서 얼음을 지치다 해가 저물어 손을 호호 거리며 집으로 돌아올때 저녁밥을 짓는 연기들이 마을에 매캐하게 내려앉고 모이를 찾아온 참새들은 마당가에서 짹짹 거렸다. 저녁일 마무리를 하는 일군들이 사랑채엔 부산하고 어두워지면 모든 식구가 안방에 모여 저녁을 먹었던 것이다. 공부하는것 외에는 아무런 걱정도 시련도 없었던 그때가 그리운 옛날 이야기가 되었나 보다.

 

그곳을 떠난지가 수십년에 어른들은 다 안계시고 내가 그 어른이 되었으니 세월이 얼마나 흐른 것인가. 그 북적대던 시골집은 폐허가 되어 허물어지고 그 마당엔 무성한 잡초밭이 되어 인적은 끊어지고 없으리라. 꾸불 꾸불 비포장 좁은 길이던 마을안 길은 포장이 된 도로가 되었고 구수한 얘기 넘치던 공동 빨래터  공동 우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다.

 

수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풍요로운 세상으로 바뀌었다.  대형 마트에 가면 물질이 산더미처럼 넘쳐나고 음식이 남아돌고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 세상에 부족한것이 없이 별별것을 다 사서 쓰고 먹고 즐긴다. 이렇게 모든것을 누리는 세상이 되어서 모두가 그 옛날 보다 수십배 행복하게 되었을까. 일찍 객지에 나와 잘 살아 보겠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침부터 밤까지 일에 몰두했던 젊은 시절. 그 세월 저 너머에 있는 어려웠던 시절이 더 행복했던 것처럼 생각되는 것은 나만의 추억일까. 뭉요속에 잃어버린 따뜻한 정서와 메말라가는 정신의 빈곤함이 때론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