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우산
우순실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던 밤
그대 사는 작은 섬으로 나를 이끌던 날부터
그대 내겐 단 하나 우산이 되었지만
지금 빗속으로 걸어가는 나는 우산이 없어요
이젠 지나버린 이야기들이 내겐 꿈결 같지만
하얀 종이 위에 그릴 수 있는 작은 사랑이어라
잊혀져 간 그날의 기억들은
지금 빗속으로 걸어가는 내겐 우산이 되리라
이젠 지나버린 이야기들이 내겐 꿈결 같지만
하얀 종이 위에 그릴 수 있는 작은 사랑이어라
잊혀져 간 그날의 기억들은
지금 빗속으로 걸어가는 내겐 우산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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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생인 우순실은 1982년 대학가요제에서 '잃어버린 우산'이 동상으로 입상하며 데뷔하였다. 젊음의 꿈과 축제였던 대학가요제. 금년엔 또 어떤 음악과 노래가 나타날까하고 기다리던 그 대학가요제가 왜 사라지게 되었을까. 기성의 음악을 흉내내지 않고 상업성이 비록 적더라도 청춘의 가슴에 신선한 감동을 주던 우리들의 음악이 선보일 기회가 사라진것은 메울 수 없는 쓸쓸함이다.
담백한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가을은 우리 곁에 잠시 머물다 미처 오롯이 느끼기도 전에 떠나간다. 지울수 없는 가을의 모든 아름다운 추억도 그 잎새들과 함께 사라지고난후 우리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것은 텅빈 삶의 허망한 슬픔이다. 인생의 쓸쓸함은 가을의 고독속에 강물처럼 흘러가고 빛나던 계절의 회상은 잿빛으로 퇴색되어 가는 것이다. 우리들이 걸어왔던 삶. 그토록 아팠던 발자국들은 이제 얼룩진 그리움과 애절함이 되어 가을비 속에 남아있다.
낯선 도시의 가로등이 아직 잠들지 못하고 서늘한 다리 난간에서 흔들리고 있다. 세월이 얼마나 흐르면 강물에 일렁이는 불빛들도 잠이 들까. 낯선 에뜨랑제의 발자국 소리 바람속에 묻힐때 밤의 그림자만이 쓸쓸히 쌓여간다.
<창원에서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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