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의 좋아하는 詩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 오인태

Billy Soh 雲 響 2013. 2. 1. 17:57

 

Autumn - Jane Trojan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오인태


하필 이 저물 녁

긴 그림자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한 그루 나무처럼 우두커니 서서

사람을 그리워하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홀로 선 나무처럼

고독한 일이다.


제 그림자만 마냥

우두커니 내려다보고 있는

나무처럼

참 쓸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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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인태 시인

1962년 경남 함양 생, 1991년 '녹두꽃 3집' 으로 등단. 현재 진주 도동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증이며 진주 교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경남작가회의 회장과 한국작가회의 이사를 맡기도 했다. 요즘도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주로 하며 틈틈이 시와 동시, 평론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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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부터 내린 겨울비가 촉촉히 대지를 적시고 있다. 땅속 어딘가에서 다가오는 성급한 봄을 기다리고 있나보다.

햇살도 숨어버린 마른 나무 가지에 언제나 희망에 찬 봄이 오기나 할까. 겨울 비 내리는 아침풍경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나무 보다도 더하다. 겨울이 아무리 잿빛이라해도 우리에겐 속삭이는 봄의 희망이 있다. 그 봄을 기다리며 주어진 궤도를 열심히 걸어가야겠다.  

 

흐르는 시간도 멈춰버린 날이면 존재의 서러움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강가를 걷는다. 메마른 강가의 갈대밭은 채색없는 목탄화같은 침잠이다. 도시의 불빛이 멀리서 반짝이기 시작할때 꿈틀거리던 의식이 돌아뫄 강물에 일렁인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면 밤은 어느새 내곁에 내려오고 여물지 못한 나의 영혼은 겨울의 비가 되어 아직도 추적 추적 내리고만 있다.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