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동안이나 나라를 뒤흔들고 편을 갈라 치열하게 대결했던 대선이 끝난지 1주일이 지났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요 대의 정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 승자를 지지했던 사람이든 패자를 지지했던 사람이든 최선을 다해 선전했고 지도자가 결정 됐다면 마음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순리요 민주주의 나라에서 살아갈 자질을 갖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승자는 패자를 포용하고 패자나 그 지지인들은 깨끗이 승복하고 축하를 보내는것이 성숙된 국민의 자세일 터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 속에는 승자에 대한 승복의 DNA가 결여돼 있는지도 모른다. 적국도 아니요 한나라의 정견을 달리한 그룹일 뿐인데 아무리 여러번 졌다한들 절대로 승복은 않는다. 승복은 커녕 "두고보자" 며 원한감을 더욱 키우는 것이 우리 민족성인가 보다. 심지어 원한을 품고 자살하는 사람도 나왔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생활의 의욕도 잃어 버리고 상실감과 술에 빠져 며칠씩 방황하거나 칩거하는등 패닉상태로 나타났다 한다. 그 뿌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번 대선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든 두가지의 특성이 나타났다. 그것은50,60대가 90대 10의 비율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것이요, 두번째는 호남이 90대 10의 비율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이런 극단적 쏠림 현상은 그야말로 나라가 어떻게 나누어져 있는가를 극명하게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토록 위험한 경도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그 해법을 찾아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고뇌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찌 시대의 지성을 자처하는 사람이요 우국의 지사라 일컬을 수 있을 것인가.
우선 우리는 우리나라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 감정 즉, 호남인의 한과 상처에 대하여 이해하여야 한다. 어떤이들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신라에 의해 멸망한 백제인의 후손이라든가 또는 조선시대에 중앙 정부에 의해 귀양 보내진 후손들의 한이 원인이라고 풀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전혀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가까운 것은 우리 시대에 일어났던 광주민주화 운동이다.
멀지도 않은 과거의 그날에 내남편 내아들 내형제가 민주화 운동에 참여 하겠다고 뛰쳐나간후 거리에서 쓰러진 처참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수없는 그들이 지금 5.18묘역에 잠들어 있다. 조금만 입장을 바꿔 그 시신들이 내 가족이었다고 생각해 보라. 그들의 한이 가슴으로 이해될 것이다. 그쪽 사람들은 왜그래 하고 함부로 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희생이 자신의 가족이라면 그 한이 그리 쉽사리 풀리겠는가. 더구나 그후에 어떤 지도자도 그들을 끌어안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오지 않았다. 그들은 방치되어 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별 소득은 전국 최하위이며 사회 간접 자본이나 산업 시설의 투자도 최저 수준이다. 일자리도 소외 계층의 복지도 물론 가장 낮은 정도이다.
향후 5년을 이끌어갈 박근혜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호남인들의 한과 상처를 끌어 안으려는 노력과 성과가 부족하다면 설령 다른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더라도 총체적으로는 종전의 정부들과 다를바 없는 무능한 정부라는 역사적 평가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신정부는 우선 호남을 위해 균형을 잡아나가는 인사와 산업 시설의 투자와 쓰라린 시련을 무릅쓴 지속적이고도 따뜻한 정책을 끈질기게 펴나가야 할 것이다.
5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 그리 여유가 있는 세월이 아니다. 부디 박근혜 정부가 이점을 유의하여 역대 대통령이 해내지 못했던 동서의 통합을 이룩하고 그들이 대선 구호에서 외쳤던 100퍼센트 대한민국을 이룩하기를 손모아 기도하는 마음이다.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동서 회합위원회 또는 100퍼센트 대한민국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두면 어떨까 제안한다. 구성은 각 지역 출신 인사를 고루 기용해야 한다. 경제 사회 문화 소득 교육 등 생활 주요 부문별 현재 상황을 각 행정 단위별로 수치로 표시하고 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연도별 목표를 제시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위원회는 불균형이 심화되어 있는 부문부터 우선적으로 해당 정부 부처가 어떤 정책을 시행할 것인지 그 프로그램을 국민에게 제시토록 하고 매 분기별 만일 분기가 무리라면 적어도 각 반기별로는 시행된 정책의 경과와 성과를 평가하여 국민에게 발표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한다면 정부의 호남에 대한 균형 정책과 의지를 호남인들이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받아 들이게 될 것이다. 막연한 구호에 그쳐서는 결단코 그들의 한을 풀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실적으로만 말하여야 (Say by Performance only) 한다.
이러한 실행을 위한 실제적인 의지가 박근혜 차기 대통령에게 있을까. 사상 초유의 득표수와 득표율로 당선 되었으며 국민과 결혼 하였다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모성애, 그리고 그 신뢰와 약속의 정치인으로서 멸사 봉공하여 역사에 남는 영웅이 되기만을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오직 국익을 위한 하나의 애국심으로 지지하지 않았던 48페센트의 국민도 더이상 안다리 밧다리를 자제하고 하나로 뭉치게 하느냐 못하느냐는 전적으로 박근혜 새 정부의 끌어안기 신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당선자는 촌각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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