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 Soh 의 글,생각,의견

분수를 모르는 4 인간상

Billy Soh 雲 響 2012. 11. 19. 22:50

1. 전에 지방 도시에서 전자 대리점을 경영하던 어떤 지인 분은 서울에 올라와 구로 디지털역 근처에서 대형 찜질방을 운영하였다.  10억 가까운 돈을 투자한 찝질방은 수년동안 영업이 곧잘 되었으므로 상당한 돈도 벌게 되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근처에 유사한 찜질방이 두개나 생기고 더구나 IMF까지 겹치자 드디어 망해 버리고 말았다. 지금은 지방 소도시에 전에 운영하던 가게의 월세가 200만원 정도 나오고 승합차를 운전하여 생활에 보탬을 하고있다.

 

그런데 이분은 자신은 요즘도 골프를 치며 여기저기서 도락도 즐기고 다닌다고 자랑처럼 이야기한다. 골프는 한번 라운드하는데 적어도 2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 뿐만아니라 고향에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아들에게 토요타 렉서스 승용차를 사주었다고 자랑한다. 그런데 그회사 재무부서에 근무하는 그 아들이 얼마전 회사돈 2억원을 몰래 유용하여 주식에 손을 댔다가 모두 날려 버렸다는 것이다. 2주전에 우연히 고향에 내려갔다가 아들이 공금 유용으로 인해 회사에서 짤리고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머리 끝까지 화가나서 "차라리 나가 죽어버려라. 너같은 건 살 가치가 없다" 하고 소리를 질렀다 한다.

 

남의 일이니 나도 그냥 들어 넘겨도 될 일이지만 너무나 들어주기가 꼴불견이기에 한마디 해주었다. "지방에서 중소기업 다니는 월급쟁이 아들에게 외제 승용차가 당키나 한 말입니까.  아저씨의 분수를 모르는 그 허풍이 아들을 그렇게 만든 거네요.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아저씨 자신이 그런건데요. 아드님이 딱 닮았네요. 그리고, 내 일은 아니지만 아저씨가 지금 골프치고 다닐 군번입니까?" 할말은 아니지만 난 상장회사 전무를 지냈는데도 내가 타본 승용차는 오피러스 프레미엄이 최고입니다. 난 대한민국에서 누구 부러운 사람은 없는데요 그렇다고 승용차 같은거에 자존심 죽고 그러진 않죠" 나이도 나보다 더 많은 분을 그렇게 쏘아줬으니 그분도 더이상 말을 나누지 않고 불퉁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어버리는 것이었다. 사람은 제 분수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옳바른 인간이다.

 

2. 내가 1970년초 처음 서울에 올라 왔을때 젊은이들의 화제는 그당시 폭발적인 성장을 하던 대우 율산등 신흥 재벌그룹이었었다. 그들은 물려받은 돈도 없이 머리와 인맥만 갖고 몸 하나를 일으켜 월급쟁이의 신화를 써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후, 율산은 일찌감치 망하였지만 대우는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김우중 회장의 영도아래 엄청난 재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김우중 회장은 그쯤에서 자기 분수를 알았어야 했다. 세계가 다 자기것인양 한입에 먹으려는 욕심을 부리면 안될 일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은행에서 빌려 세계를 온통 통째로 먹을 수 있다는듯 기업을 확장하였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까지나 그렇게 건방진 호기를 용납해주지 않는다. 대우가 쓰러짐으로 인해 우리 국민에게 끼친 손해와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한사람의 기업 총수가 분수를 모르고 날뜀으로서 빚어진 일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은 체포될까봐 귀국하지도 못하고 외국을 떠도는 생활을 하였다. 분수를 모르는 군상의 불쌍한 추태 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3.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비서관은 현재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의 국민행복 추진위원장이다. 그가 중심이 되어 내건 경제 민주화 공약의 요지는 초 강경 재벌 개혁 카드인 '기존 순환 출자 의결권 제한', '대규모 기업 집단법 제정', '주요 경제 사범 국민 참여 재판'등이다. 물론, 그간 밥을 굶던 최빈국 우리나라가 산업 사회를 거쳐 오늘날의 경제 발전에 이르는 단계와 과정에서 재벌과 정권의 유착은 공적의 이면에 간과하기 어려운 과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 과오들은 향후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단계에서 수정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총수의 의결권 제한 문제는 기필코 수정 되어야 한다.

 

허나, 세상 만사에는 경중완급의 우선순위가 있다. 모든일을 한꺼번에 다 하려다가는 분수를 모르는 과욕이 되어 뒤죽박죽이되고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고 만다. 지금의 우리 경제는 미래가 불확실하다, 성장을 멈추고 떨어지는 경제는 민주화고 무엇이고 해볼 겨를도 없이 빈곤으로 다시 추락하고 만다는것을 아르헨티나나 필리핀등 여러 국가의 사례에서 우리는 보고있다. 나자신도 재벌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경제 성장에 있어 구조적 역할 을 담당하고 있는 그들을 일격에 해체하는 수준의 압박을 가하는 것은 국가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이미 과거에 행해졌던 의결권 문제까지 소급하여 규제한다는것은 좀 과하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성장의 전체 파이를 키워야 한다. 지금부터만 잘해도 성장도 추구하며 재벌도 개혁하는데 그다지 늦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김종인 위원장이 말하는 것처럼 한칼에 단숨에 다 쳐결해 버리면 시원은 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일이 어디 시원한 것으로 다 해결이 된다든가.

 

그런데, 문제는 김종인 국행추 위원장의 행태이다. 김위원장은 물론 소신도 확실한 사람이며 우수한 국가의 인적 자원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그의 신분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발탁했던 새누리당 선거대책 위원회의 국행추 위원장의 신분이다. 그는 직무에 충실하게 후보의 명을 받아 경제 민주화 안을 마련하고 후보에게 보고 하였으면 그것으로서 책무를 다한 것이다. 그중에서 몇개의 안을 채택하느냐는 국가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경제의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추구해야할 후보의 권한이요 몫이다. 선대위의 한 부문을 맡아온 김종인씨가 자신이 건의한 안을 후보가 100퍼센트 채택헤 주지 않았다고 혼자서 단독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후보를 자기 말대로 하라고 압박하고 이곳 저곳 대학에 가서 특강하며 후보를 비판하는 것같은 발언을 하는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마디로 자신이 마치 대통령 후보처럼 행동하는 것은 백치가 아닌 이상 해서는 안될 금기의 행태이다. 어찌 국가의 수뇌부에서 최고 조직의 일원으로 경력을 쌓은 김종인씨가 그렇게 자기의 신분과 분수를 모르고 경거망동 날뛰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다.

 

그의 그런 행태로 인하여 박근혜후보가 신발이 닳도록 돌아다니며 벌어놓은 표를 김종인이란 자가 까먹고 있다는 것을 어찌 모르는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그것은 자신이 최고라는 교만과 오만이 하늘에 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최소한의 상식만 갖고 있다면, 그리고 만일 나라면 조용히 후보를 만나서 의중을 파악하고 눈높이를 선 상호 조절하였을 것이다. 좌충우돌 이리뛰고 저리 튀며 사려 없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저급 일탈외에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무릇 사람은 지식과 신분과 지위가 높든지 낮든지를 막론하고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날뛰는 자는 자신은 물론 관련 그룹이나 상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다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4. 안대희 전 대법관은 현재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정치 쇄신 위원회 위원장이다. 그는 경기고 서울법대 사법 연수원등을 거친 우수한 국가 인재이다. 검찰 시절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서 2002년 삼성의 대선 자금 수사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수사등을 담당하여 성역 없는 수사로 이름을 날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의 현재 신분은 박근혜 후보에게 발탁된 한나라당 선거대책 위원회의 정치쇄신 위원장이다.

 

그는 한광옥 전 민주당 인사를 박근혜 후보가 국민 통합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을 둘러싸고 역시 김종인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이곳 저곳에서 개별 기자회견을 하며 "한광옥 씨를 영입하면 나는 떠나겠다. 양자 택일 하라"고 박근혜 후보를 압박하였다.

 

이는 조직에 속한자가 해서는 안되는 역시 반조직적이고 치졸한 일탈 행위이다. 그의 조직내 존재 목적은 상사에게 충성을 다하고 맡은부문의 책무를 완수하여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공헌하는 것이다. 자기가 왜 그자리에 앉아있는지 그 존재 의미를 망각하고 날뛰는 행태를 보고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역시 한쪽면 밖에 볼수 없는 그릇이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또한 그도 마치 자신이 대통령 후보나 된것처럼 건방의 극치를 달렸던 것이다. 아무래도 평생 검찰에서 최고의 국사사건 등을 담당하며 취조하던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한 영향이 아닌가 싶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한발 늦게 나마 안대희 씨가 자신의 존재의미를 깨달았는지 박근혜 후보가 한광옥 씨를 국민 통합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한 후에는 더이상 그일을 가지고 언급하지 않았던 일이며 또한 김종인 씨와 다른 점이다. 또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도“이건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후보 사퇴 협의”라고 말하는등 대야 공세 전면에 나서며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고 있는 점이다. 다시는 자신의 분수를 잊어 버리고 경거망동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분수를 모르고 경거망동 하는 인간치고 패가망신하고 이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고 사라져 가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안대희 씨는 물론 우리 모두 뼛속 깊이 새기고 또 새겨야 할 것이다.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