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들어 나보다 젊은 후배들이 세사람이나 먼저 먼길을 떠났다. 그것도 모두 갑작스럽게 쓰러저 두사람은 거의 즉시, 한사람은 며칠만에, 얼마동안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된것이다. 그러니 오는데는 순서가 있지만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는 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닌것 같다. 지난주에 떠난 후배는 특히 품성이 따뜻하고 여러 사람에게 좋은 일도 많이 하였던 후배인데다 그렇게 갑자기 떠났으니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슬퍼하고 남여노소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오늘 아무리 건강하다해도 그리 허무하게 떠날 수도 있으니 정말 인생은 내일 일을 모르는 유한한 존재이다.흔히 그렇기 때문에 너무 아등 바등 살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말들이 언제 떠날지 모르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지 말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 그 본업에 진인사 대천명으로 전력 투구도 하지 않고 대략 편하게 살라는 소극적 의미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다는 것을 경계한다.
누가, 특히 젊어서 떠난 누가 있을때 자신의 살아갈 인생에 대해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특히 청장년 시절에는 자신의 모든 심신의 힘을 쏟아부어 치열하게 살아나가야 한다고 권고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본업을 소홀히 하고 곁가지 길에 더 열심인 사람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 줘야 한다.
인생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내일의 일을 아는것은 하나님의 영역에 속한 일이기 때문에 인간은 오늘의 시간에 한치도 소홀함이 없이 혼신의 힘으로 부딪쳐 가는 것만이 오로지 걸어가야 할 남가인의 길이다. 유한한 주제에 무엇 때문에 내일을 걱정하며 오늘을 소홀히 할 것인가. 맞지가 않는 말이다.
어떤 사람의 장례식에 가보면 그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체면상 인사 치례상 와서 조문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진정 떠난 사람을 슬퍼히여 와서 울어 준다면 그 사람은 훌륭한 인생을 살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나는 내가 나그네 길을 마치고 열조들에게로 떠났을때 사람들이 많이 왔느냐 적게 왔느냐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언제가 됐든 내일 즉시이든 아니면 오늘 밤이든 혼신의 힘으로 진인사 하고 떠났다면 슬퍼하거나 울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후회 없이 살다가 갑자기든 아퍼서 시간이 걸려서든 열조의 길로 당연히 갈길을 갔는데 울기는 무엇때문에 울어야 한다는 말인가. 더구나 많은 사람이 진심으로 슬피 울어준다해도 떠난 내가 느끼기에는 아무 가치도 부여하지 않을것 같다.
그보다 내가 생각하는 장례의 모델은 이렇다. 요컨대 장례 축제랄까 아니면 최소한 기쁜 장례이다. 후회 없이 살았고 열조들이 계신 낙원으로 갔으니 당연히 기쁜일 아닌가. 음악을 좋아했고 노래를 좋아했고 특히 합창의 하모니를 사랑했으니 "내 장례식에 놀러 오세요" 카페의 멤버들중 가능한 사람들이 찾아와 합창을 해주면 얼마나 기쁠까.
사람이 없으면 솔로도 좋고 둘이오면 듀엣, 셋이 오면 트리오 넷이오면 콰르테 여덟명 정도 왔다면 더블 콰르테.. 아무도 없으면 떠나기전 사랑했던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좋고 동영상만 상영해 줘도 충분히 떠난 나는 기쁘리라. 말하자면 Little Funeral Concert(작은 장례 음악회)이다. 기타를 좋아했다면 기타 색스폰을 좋아했다면 색스폰을 또 들려준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느린 음악뿐 아니라 신나고 빠른 댄스 음악도 가끔 틀어준다면 금상첨화가 되지 않겠는가.
이런 장례가 좋다고 생각하는 카페의 회원들을 모집한다. 아무도 가입하지 않아도 그또한 상관없다.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워 재미있게 떠날 것이다. 세상에서 같이 있었을때와 하나도 다르지 않게.. 혼자이기에 외롭다고 생각하는 사고는 허약의 극치라고 나는 생각한다. 둘이있으면 둘이라서 좋고 셋이 있으면 셋이라서 좋고 혼자있으면 혼자라서 아무 차이없이 똑같이 좋고 살만한 세상이니까.
어차피 남아서 노래를 불러주든 동영상을 틀어주는 가족이나 회원이라 할지라도 그다지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날텐데 많이와 슬퍼해 주면 뭐하고 적으면 쓸쓸하고 그게 무슨 차이가 있나. 나는 그런 허약한 가치들을 하찬케 차버린다는 생각이다.
내일 아침은 4시 10분에 일어나 4시 40분에 집에서 나간다.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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