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의 일기

2010. 1. 2(토) 소유로부터의 자유

Billy Soh 雲 響 2010. 1. 3. 00:55

믿을수 없는 진실 (不可信眞實)- 이런분 보셨어요?

나의 인생관은 이 블로그의 이름처럼 "열정과 지성, 중독 없는 균형인" 이다.  삶을 살아 가는데 열정과 지성은 모두 필수적으로 더나은 인생을 구축해가는 요소이지만 그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의미로서 생각 하였던 것이다. 열정만 있는자는 동키호테가 되고, 지성만 있는사람은 햄릿이 된다. 젊은 시절 부터 이런 생각을 하였던 것은 아니다. 인생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 내가 나머지 인생을 평화롭게 살려면 세상 만사 만물 만인 그 어떤 것 그누구에게도 나를 의존 상태로 만들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였었다. 상당한 세월을 그렇게 노력하여 이제는 거의 그 경지에 도달 하였다고 스스로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 어떤 변화나 이념이나 충고나 논리나 물건이나 책이나 음식이나 사람이나 명예나 스승이나 상사나 동료나 친구나.. 무엇에도 나는 마음을 기대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그 저 속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하고 한귀로 듣고 한눈으로 보고 슬쩍 흘린다. 그리고 약간 참고할만 하거나 필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시간이 조금 지난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내가 필요한 것만 취한다. 그러니 무엇이나 누군가가 있어서 엄청 좋고 그것이 없어서 참기가 어려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도가 통했다거나 아니면 오만해 졌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살아온 날들을 생각해보면 이제 그럴만한 때도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의 흔들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평화는 아직도 얻질 못하고 방황하고 있으니 이건 또 무슨 역설일까. 역설 같지만 그 또한 사실이다. 그렇게도 원하는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인생의 모든 요인으로 부터 자유롭고 중독 되지 않은 균형을 얻었는데 가장 크고 무겁고 중요한 것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소유' 이다.

 

소유의 욕망.. 고래 힘줄보다도 더 질긴 그 끈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가 있을텐데. 평생을 조직 생활에 몸담고 자본주의 무한 경쟁의 칼날 속에서 상처를 입고 입히며 살아온 동안 습성화 된 나로서는 언제 그런 자유의 날이 올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어쩌면 영영 그런 자유를 누리지 못한채 열조에게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인생 총체적으로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물론 이제 곧 순수 야인으로 돌아가게 되는 날이 찾아오면 그 끝없는 소유의 욕망과 중독으로부터 자유로워 지도록 강요 받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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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어떤 분을 알고 있다. 이 이야기의 제목에 쓴것 처럼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진실로 있었던 이야기 이다. 소유로부터 자유로웠던 어떤분의 이야기이다.

 

이분은 어느 산간 마을에서 태어나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어렵게 장성 하였다, 일찌기 직업 전선으로 나가 수많은 일을 하였다. 천성이 온후하고 하나님의 진리를 믿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은 언제나 하나님이 인도해 주는 사람이니 모든것이 잘 될것이라고 믿고 살아 왔다. 결혼 연령이 되어 장가를 들고 삼남매를 낳아 길렀다. 그 사이 경험을 살려 열었던 가게 'OO 농약사' 가 그런대로 번영하여 생활도 점차 윤택하게 되었다. 농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지방의 소 읍이니 모든 농약, 종자, 농기구 등의 수요는 계절이 바뀌어도 일년내내 절대로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돼지 농장까지 운영하여 수백마리를 사육하고 있었으니 좀 부지런하고 성실하지 않고서는 해낼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 가게에 오픈했던 초기부터 도와 왔던 점원이 있었다. 그도 주인을 닮았는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일하였다.  그러나 결혼기가 되어 장가를 들려하니 만나는 여자마다 가게 점원이라는 직업을 그다지 탐탁하게 생각지를 않았다. 그러니 혼사는 이루어 지질 않고 깨지기가 일쑤였다. 실망한 총각은 드디어 가게를 그만두고 떠나게 되었다.  무엇인가 남에게 보암직한 일을 하여 좋은 색시감을 얻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에 아직도 어려움이 많았던 때인데 하려던 일이 그렇게 마음 먹은 대로 되었을까. 어느날 그 총각은 다시 가게로 돌아와 여려움을 호소하니 주인 되는 그분은 그 총각을 다시 받아들여 일하게 하였다. 그 총각이 워낙 성실하기도 하였던지 주인되는 분은 "열심히 일해봐라.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서 이 가게가 번창하게 되면 너에게 이 가게는 물려주마. 나야 또 뭘해도 잘 될테니..너 열심히 해봐라" 하고 말하였다.

조그마한 사업체에서 흔히 주인들이 종웝원에게 사기를 높여주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가게는 잘되고 번창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총각은 결혼 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주인이 점원 총각을 불렀다. "야, 이 가게 내가 줄테니 니가 해라 " 하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게 다였다. 주인은 오래전 자기가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지도 않고 했던 그 말이 그렇게도 마음에 남아 있었던지 가게뿐 아니라 외상 장부까지 하루아침에 모든것을 넘겨주고 손을 떼었다.  그때까지 인생에 일구어 놓은 모든것 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엔 조금더 큰 지방 도시로 아예 이사까지 하여 떠나 버리고 말았다.

 

세상에...

어찌 그런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아무리 그 총각이 열심히 일 하였다 하더라도 나로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다.  바보도 아니고 천사도 아니고 죽을 고생을 하여 일군 평생의 사업을 통째로 남을 주어 버린다니 아니 도대체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할말을 잃어 버릴일 아닌가.  그리고 그분은 중소 도시에 나와 다시 무슨 일인가 해보려 하였지만 어디 세상이 그리 만만 하겠는가. 2,3년을 완전히 무직으로 떠돌고 말았다. 그러니 그동안에 저축해 놓았던 것도 애들 등록금에 뭐에 완전히 바닥이 나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는 생활비까지 걱정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으니 이런 곤궁한 일이 없었다. 그러니, 그분도 그분이지만 그 부인까지도 그 가게를 주는데 동의를 하였었다니 이건 더더구나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 버리고 만것이 아닌가..  참.. 입이 벌어져 말이 나오질 않는다.

 

그렇게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 주인은 그 가게를 주었던것을 후회 하거나 다시 그 점원 이었던 사람을 찾아 가지도 않았다. 나같으면 그때는 마음이 내켜 주었다 하더라도 지금 너무 어려우니 다시 찾아가 "내가 형편이 이러저러 하여 어려우니 나를 좀 도와 줄수 없겠는가?"하고 말이라도 해 보았을성 싶다. 하지만 이분은 일체 그런 말은 입밖에 내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90년대 초 우연히 친척을 방문하러 서울 근교 도시에 올라와 거리를 둘러 보게 되었다. 일대엔 아직 농업 지대가 많았는데 자신을 갖고 있는 종묘 농약상이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하여 형님에게 천만원을 빌려 가게를 빌리게 되었다. 그나마 오백만원은 권리금으로 주고 나머지 오백만원으로 'ㅁㅁ 종묘 농약사' 라는 가게를 열었다. 물건이 없어 그때야 그 총각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 총각은 마침 그날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이었는데 그길로 트럭에 농약과 종자, 농기구 제품등을 싣고 달려 왔다 한다. 그렇게 하여 조그마한 가게를 다시 시작 하였다.

 

본래 이분은 소유로부터 자유로운 분이니 세상에 걱정이 없는 분이다. 만나면 하시는 말씀이 "재산 많이 가질려고 하지 말아라. 있는 재산도 줄여야 편해진다." 거나 "돈이야 그거뭐 벌려면 아무때나 벌수 있는건데 욕심은 내서 뭐하나" 하신다. 도대체 자본주의적 사고와는 맞지가 않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분은 그 생각의 댓가로 인생의 평화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조건 남을 주고 베푸는 그 천성이 축복을 받은 것인지 그 자그마한 가게가 지금은 또다시 번창하여 확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2호점까지 내고 그 분야 에서는 일대에 이름을 날리고 있다한다. 그러니 그분을 보면 하나님은 언제나 공평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넉넉한 마음으로 베푼 집안의 쌀독은 하나님께서 책임을 져 주시나 보다.

 

세상에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가도 많고 무념 무소유를 설법하는 스님도 많고 네가 가진 재물 네것이 아니다. 오늘밤 하나님이 부르시면 그게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며 내 놓아 선한 일에 쓰라는 목사님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자기의 모든것을 내놓고 道와 善을 실천하는 사람은 만나보질 못했다. 그저 들은 것도 평생에 한벌 옷 밖에는 가진것이 없었다는 성철스님이나 김수환 추기경님이나 외국분이지만 테레사 수녀님 정도이다.

 

물론 내가 그런 정치인이나 종교인들을 탓하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몇분을 빼놓고는 그분들도 대부분 그져 나와 같은 직업인이며 자본주의 영향권에서 벗어날수 있을정도로 투철한 분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속에 사는 평범한 필부로서 그 끊을수 없는 소유로 부터 자유롭고 언제나 베풀며 인생을 넉넉하게 살아가는 분이 계시니 그야 말로 나로서는 다다르기 어려운 경지이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 가족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 한다. 말도 안되는 그분은 바로 나의 세째 자형이시다. 부인이 셋째 누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