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리 움
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뇨
청마 생가 모습
가을이다. 식어가는 대지의 가을을 타고 아물었던 상처들이 돌아온다. 삶을 휩쓸어가는 황량한 바람이 푸르름을 잃어가는 잎새들의 그늘 사이로 스물 스물 불어와 청춘의 열정을 앗아간다.
결실 없는 가을은 외로운 실망의 계절이다. 겨울 새벽의 정적, 잃어버린 봄의 꽃길들, 바라보지 않았던 여름날의 뭉게 구름... 그런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쓸쓸히 작별해야 하는 계절이다.
2009. 9. 23 雲 響 齊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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