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의 좋아하는 詩

귀천- 천상병

Billy Soh 雲 響 2008. 11. 12. 20:04

                            

 

    귀 천

                        천 상 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님은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에서 출생. 1955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4년을 중퇴 하였다. 1967년 7월 동베를린 공작단 사건으로 중앙정보부에 3번이나 불려가 고문을 당한후, 그는 육체 뿐아니라 정신도 온전하지 못하였다. 그는 스스로를 시를 쓰는 가슴만 남고 바보가 되어버린 사람 이라했다. 시에 대한 집념은 그만큼 강했다.

 

천상병의 일대기를 모르고 그의 시만을 본다면 맑고 깨끗하며  긍정적인 사람이라 짐작할 것이다. 또한 노력해서 쓴 시라기보다는 타고난 감성과 재능이 뛰어난 시인이라 볼 것이다. 하지만 천상병의 일대기를 안다면 시에 대한 느낌을 간단하게 정의하진 못한다. 그리고 시에 대한 감탄에 앞서 천상병이라는 시인에 대한 경외감이 먼저 들것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과 가난 속에 공존하였던  천상병 ..  하루치의 막걸리와 담배만 있으면 스스로 행복 하다고 서슴없이 외쳤던 시인, 세속의 명리를 모두 떨쳐 버리고 순수한 시만을 고집하던 그는 고문의 후유증과 계속된 음주로 인한 간질환으로 1993년 4월 28일 소풍길을 마치고 그리던 천국으로 떠났다. 그가 그리도 원하던 새벽 이슬과 노을을 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