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graphic Novel
Stand Up and Across That River일어나 저 강을 건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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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머리에
어린 시절, 또 세상에 조금씩 눈뜨기 시작할 사춘기 무렵, 누구나 겪는 과정 이듯이 나도 인생을 배우기 위해 많은 어려움에 처하곤 했다. 때로는 나 자신의 실패가 너무나 실망 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앞을 가로 막는 문제들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져서 나는 절벽에 부딪친 듯이 힘없이 주저 앉아 좌절 하곤 하였다.
그럴 때 마다 아버지께서는 안타까운 듯이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계시다가 조용히 말씀 하셨다. “세상 모든 일에는 고비가 있어. 아무 고비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순조롭기만 한 일은 없는거야. 지금 이 시기가 너한테는 고비다. 이 고비를 잘 넘겨야 네가 또 다음 단계로 자라 나가게 된단 말이야. 잘못 할 수도 있는 거니까 다시 힘을 내봐라. 이 고비를 꼭 극복 해내야만 한다….”
청년기에 들어와 결혼을 한 후에도 언제나 그렇듯이 어려움과 고비는 계절이 돌아오듯 어김없이 또 찾아 오곤 하였다. 아버지는 이미 계시지 않고 그때 칠십이 가까워 지시던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기만 하셨다.
말씀을 하시려다가 몇 번이나 참으시는 눈빛 이셨다. 그래도 내가 한동안 침울 하게 지내는 눈치를 아시면 모두가 잠든 밤에 어렵게 얘기를 꺼내셨다. “요즘 너 무슨 일이 있냐?” “ 아니요 별일 없어요” “없기는 무슨.. 네 얼굴 보면 내가 다 안다… 지나간 시절 살아 온거 다 생각 해봐도 어렵지 않은 때가 없었다. 그래도 그때마다 조금만 지나면 나아 지겠지, 내년이면 조금 낫겠지, 내후년이면 더 좋아 지겠지 하고 희망으로 살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이 나이 까지 산 것이다. 힘을 내거라”
어느덧 두 분다 내 곁에는 계시지 않는다.나도 나이가 들어 가는 것일까. 그때는 그렇게 새겨듣지도 않고 무심하게 들어 넘기곤 했던 부모님의 말씀들이 요즘은 밤중에도 때로 잠이 깨어 캄캄한 정적 속에서 생각이 나곤 한다. 그리고 가슴이 시리도록 부딪쳐와 지난 날들과 다가올 날들 남은 날들을 생각케 한다. 그리고 지난날의 감사와 회한에 나도 모르게 때로는 눈물이 어리곤 한다. 어느덧 나도 그런 생각을 할 나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참 용케도 지금까지 살아 왔다.
누구의 삶인들 그 삶의 뒤안길에 배어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없으랴만, 이제까지의 내 지난날을 뒤돌아 보면 한국인의 평균적 삶의 모습보다 조금은 더 특이한 길을 걸어 온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어떻게 살아 가는지도 모르게 그때 그때 부딪치며 굴러 엎어 질 땐 다시 일어서 걷고 달려온 길이었다.
인생의 고비엔 언제나 강을 바라 보며 서 있었다. 언제든 내 힘으로 그 강을 만만히 건너리라고 생각 되어져 본적이 없었다. 나는 한없이 작아 보이고 이번이 꼭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때마다 머나먼 구름 저편 에서 울리는 듯한 ‘둥 둥 둥—‘ 하는 북소리 같은 그 어떤 음성과 힘이 나를 일으켜 세우곤 하였다. 그래서 주저 앉았던 나를 일으켜 그 강을 건너도록 이끌었다. 나는 거센 물살을 가르며 전력을 다해 강을 건넜다. 건너고 나면 한동안은 모든 것이 순조롭고 평원이 눈앞에 펼쳐졌다.볼에 부딪치는 삽상 바람을 기분 좋게 맞으며 걷고 달리지만… 웬일인가… 한동안 지나고 나면 또다시 다른 고비의 강 앞에 다다르곤 했다. 그것이 인생 이었나 보다.
나는 위대한 사람도 아니었고, 알려진 사람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였지만 세상의 많은 나라들을 주유하고 수많은 나라 사람들과 일하며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묻어 놓기만은 아쉬워 졸필을 들어 기록 해보고 싶었다. 유감인 것은 나의 필재가 너무나 일천한 것이기에 부끄럽지만 그저 가까운 지인들이 보아 주시면 큰 기쁨이요, 후손들이 살아 가면서 거울로 삼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바램이 없을 것이다.
졸서를 바르게 기록 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도록 주님께 기도 드린다,
2004, 10, 2 雲響齊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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