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p 신영옥
가 고 파
전편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 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 같이 살고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후편
출처 http://www.krsong.com/bbs/board.php?bo_table=01_3&wr_id=1291
물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다름질치고
물들면 뱃장에 누어 별헤다 잠들었지
세상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보고 저기가 알아 보나
내 몫엣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안겨
처녀들 어미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워라 아까워
일하여 시름없고 단잠들어 죄없은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또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나 살꺼나
돌아가 알몸으로 깨끗이도 깨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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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쩔수 없는 보통인이다. 지난날에 대한 생각보다 앞날에 대한 꿈과 비젼을 생각하며 그칠줄 모르는 열정과 야망의 에너지가 끝없이 폭발하는 화산처럼 모험심과 영감을 제공한다면 그는 분명히 영웅이다. 나같은 장삼이사 필부로서는 그 경지에 이르기를 바라는 것이 망상이다. 그 진단 증후가 바로 옛생각에 젖을때가 많다는 것이다.
세월의 연륜이 육체에 쌓여 갈수록 정신은 더 철이 없어지고 유년이 되는지 부모님 생각이나 형님 생각이 열병처럼 일하던 삼사십대보다 더 많이 나는 것이다. 삶의 고비에 서서 어찌 했으면 좋을지 마음의 갈피를 잡을수 없을때는 언제나 부모님이나 형님 꿈을 꾸지만 눈물이 나도록 좋은 일이 있을때에도 그건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 나는 유년과 청소년 시절을 통하여 인성의 형성과 가치관의 확립에 학교 교육 보다도 그분들의 절대적 영향 하에서 자라났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또한 미래에도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그분들에게서 배운 것이다. 오늘도 너무나 그분들이 생각났다. 일의 실마리가 아주 조금씩 풀려간다고 느꼈기 때문일까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었을까. 학교도 그다지 가지않고 혼자서 산속 재실에서 공부하는 형을 따라가 한여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비범한 머리였던 형은 오로지 독학으로 머리를 동여매고 정진하여 최고에 도달했던 분이니 나의 어린눈으로 보기에도 그 집중력이 너무나 대단하다고 느꼈었다. 아침을 먹고 책상앞에 앉으면 점심때 가까이 돼서 일어나고 점심후에 좀 쉬었다가 다시 앉으면 저녁무렵에야 일어나곤 하였다.
가끔 오후 중간에 허리를 펴는 때가 있는데 그때 일어나 아무도 없는 산골짜기가 울리도록 불러대는 노래가 가고파였다. 그때에 형을 보며 배웠던 것이 집념과 성실이었지만 나는 솔직히 형 정도까지는 집중을 하지 못하였다. 다만 그 태도가 인생의 승부처라는 것은 평생을 통하여도 흔들림이 없도록 그때 확립 되지 않았을까.
그렇다. 나는 세대를 이어갈 자손들이 그 집중의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왜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으실지 그 한가지는 자신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른것은 다 잘못한다해도 한가지의 강철 심줄 말이다.
기적은 시운이 낳는다. 시운을 주관하시는 이는 하나님이다. 그러나 시운을 탈것인지 안탈것인지는 사람의 선택이다.
주업의 일에 임하여 몸을 아끼면 안된다. 죽을 힘을 다해서 해야 한다. 말로 죽을 힘이 아니라 실제로 쓰러져 봤어야 죽을 힘을 다한 것이다. 일하다 한번 쓰러진다고 죽는것 아니다. 자손들은 자기가 쓰러져 보지 않았으면 죽을힘을 다해 한것이 아니라 힘을 좀 남겨놓고 한것이다. 힘은 남겨 놓아서 어디다 쓰려고. 영웅 천재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은 웬만큼 해도 되겠지만 보통인으로서 그래도 남보다 나은 지도자가 되려면 그 한큐가 없으면 안된다.
설득해야할 대중을 앞에 놓고 사자후를 토할때 정말 그 일을 해낼 사람의 눈빛은 다르다. 범할 수 없는 확신의 살기가 흘러 대중을 압도한다. 자신도 모르게 핏발서린 그 눈빛과 입가에 맺힌 허연 침속에서 인생은 각단이 져가는 것이다. 그 한큐가 없이 어찌 인생의 승부를 거둘수 있을까. 자손들이 가슴깊이 품어야할 칼을 이밤 다시 생각해 본다. 부모님과 형님에게서 배웠던대로.
다시듣는 가고파. 특히 그 후편. 한국 남성 합창단. 그 동료 후배들이 창조해 내는 화음의 예술은 언제들어도 가슴을 떨게한다.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나 살꺼나 돌아가 알몸으로 깨끗이도 깨끗이 --" 그 마지막의 화음은 언제까지나 가슴을 욱죄이며 감동에 젖게한다. 인생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다가올 날들의 길을 바라보게 한다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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