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좌, 우익 투쟁의 이해 - 나는 좌익인가 우익인가

무릇  역사는 정반합의 투쟁에의해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는것이라는 설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역사야말로 끝없는 투쟁의 역사라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기나긴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귀족과 상민의 대립으로 점철된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쳐 나라를 잃은 일제 강점기에도 사세부득하니 일제에 머리를 숙이고 생존하겠다는 친일파와 목숨을 걸고 투쟁하겠다는 독립파, 독립파중에서도 해방직전에는 자유주의파와 사회주의 계열로 이미 내부적으로는 분열 되어 있었다.

연합국의 승리로 2차대전이 종전되어 일제로부터 독립하게 되었을때 한국의 상황은 좌,우익의 입장및 미국과 소련의 이해와 맞물려 이미 되돌아올 수 없는 분단으로 치닫고 있었다. 당시의 좌익이란 소련식 공산주의 모델을 추구하는 막스주의 입장이고 우익은 미국식 모델을 추구하는 자유주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간단히 구분되었다.   

그러나 한국 전쟁을 거치고 박정희 집권기를 거치면서 한국의 좌, 우익 개념도 변화를 가져왔다.

구체적으로 우파는 박정희를 정점으로 한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세력을 말하며 좌파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 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이끌었던 세력을 뜻하게 되었다.  그러나 또다른 관점에서 1980년대 이후 한국의 좌, 우익은 남, 북한의 정통성 인정 여부에따라 좌, 우익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되었다. 최근 좌우익의 개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  분	좌파	우파
이  념	친북한, 반공반대	반공, 북한은 주적
데모	결집력 강함, 데모의 생활화	결집력 약함, 개인생활에 집중
자유민주주의관  국가 정통성	부정 내지 경시, 민중민주주의 추종. 남한은 친일정권. 북한이 민족 정통성유	적극 인정, 헌법 수호주의 법치주의 중시. 대한민국 정통성. 북한은 남침했던 원수
국가보안법	절대반대. 우리민족끼리 북한탄압안됨	존치. 간첩을 잡아내야한다.
시  장	국가주도 통제경제	국가가 조정하나 근본적 시장경제
기간산업	국영화 지향.  성과평가 절대반대	단계적 민영화. 경쟁개념 성과지향
재벌	반대, 궁극적으로 해체해야함	경제개발 공헌인정. 해체하면 경제쇠퇴
노사 관계	노동자 이해 대변, 끝까지 투쟁하자	기업가 이해 대변, 협상. 생산성 향상
외교 국방	민족주의 국가주의, 북한지원 찬성 반미, 미군철수, 사드배치반대	우방 연계 실리주의, 북한지원 반대 대미혈맹유지, 사드배치찬성

남북한 2백만이 죽었던 처절한 6.25 한국전쟁이 휴전 되었을때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하에서 한국의 우익을 묶어주는 이념은 반공이라는 공통 분모였다. 그러나 반공이란 이념은 북한을 주적으로 인식하고 절대 반대한다는 정치적인 구호였고 산업화 세력으로서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뤄냈던 군사 정부는 반공이란 이념을 내걸면서도 실상 사회, 경제 정책에서는 오히려 국가 주도적인 좌파성 정책들도 다수 수용하여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뤄냈던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 좌파의 이념 분포는 아주 다양하다. 사회민주주의, 막스레닌(ML)계, 김일성주체사상파, 민중민주파 등 여러 이념들이 혼재해 있다. 그러나 정치적 실체로서의 좌익이라는 동류 의식은 군사 정권과 싸우면서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도 어떤 특정한 이념보다는 반공 세력과의 대립, 즉 반반공(anti-anticommunism)의식이 그들 공통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 

또한  한국의 좌, 우익은 특히 한국 전쟁, 분단을 겪으면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통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좌, 우익을 가르는 1차적 잣대이다. 정권의 공적과 과오는 언제나 양면성이 있는 것이지만, 우익이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자유민주주의 정권을 대한민국의 정통성으로 보고 지지하는 국민들이다. 좌익이란 대한민국 정권은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하고 수립되었으니 민족의 정통성을 인정 할 수 없으며 북한은 소련의 지원을 받았으나 친일파를 인민재판으로 싹쓸이 처단하고 수립하였으니 민족의 정통성은 북한에 있다는 것이며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지지한다. 그러니 좌익은 우리 역사책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이다. 이것이 좌, 우익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며 정치 사회 국방 안보 경제 교육 외교 등 모든 국가 정책이 이 개념에 연계되어있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어지고 있는 보수 진보의 개념은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유럽이나 미국처럼 민족이 통일 독립되어있는 나라가 아니다. 그들과는 비교의 대상이 되지않는 분단 국가이다. 정권과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때 보다 분명한 좌,우익의 개념과 잣대를 도입하는것이 보다더 현실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되지않을까 생각한다.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