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말발굽에 짓밟히고 흉탄에 쓰러져간 분들. 그리도 애타게 그리던 해방 조국의 흙을 만져보지 못하고 가신 분들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 그분들이 그렇게도 못잊던 태극기가 광복 70주년 아침에는 온 서울 시내를 뒤덮었다. 가신 영혼들이 얼마나 기뼈하셨을까 ...
광복절 이른 아침에 종로구 인사동의 태화빌딩 앞에 섰다. 1919년 3월 1일 낮 12시 민족 대표 33인중 29인이 모여 독립 선언서에 서명 낭독하고 만해 한용운의 선창에따라 만세를 부르고 3.1 운동에 불을 지폈던곳. 그리고 그분들은 스스로 일제의 종로경찰서 고등계에 신고하여 체포 당하였다. 그후 그분들과 후손들이 겪은 고통이야 더 말해 무엇하리. 그런데 그날 만세운동의 태동 거점이 되었던 이곳 태화관의 소유주는 내 아내의 외 증조부되시는 安淳煥公이셨다. 安公은 고종황제의 주임관 및 전선사장이셨으나 그후 그 집안이 겪었던 고난은 더 말할 것 없는 것이었으리라. 광복된 조국과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에는 그분들의 피가 맺혀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동판에 새겨진 독립 선언서에 세월의 녹이 슬었다.
광복절 한낮의 세종로 거리. 오늘은 이곳이 무차일이니 많은 서울 시민들이 나와서 걷는다. 나자신 서울에서 반세기 다되도록 살아왔어도 언제나 차가 밀리는 이 세종로 육조거리를 네활개 치고 걸어 본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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