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나그네
윤형주
출처 http://blog.daum.net/bueno77/17047085
님이 오시나 보다 밤비 내리는 소리
님의 발자국 소리 밤비 내리는 소리
님이 가시나 보다 밤비 그치는 소리
님의 발자국 소리 밤비 그치는 소리
밤비 따라 왔다가
밤비 따라 돌아가는
내 님은 비의 나그네
내려라 밤비야 내 님 오시게 내려라
주룩주룩 내려라 끝없이 내려라
님이 가시나 보다 밤비 그치는 소리
님의 발자국 소리 밤비 그치는 소리
어린시절처럼 들뜰것은 없는 명절이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설 이튿날 겨울비가 하루종일 추적추적 내렸다. 아직은 연휴중인데도 남이 쉴때 일하는 직업이 되었으니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하늘이 밤처럼 어두워 지더니 겨울치고는 꽤 굵은 빗방울이 듣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차창밖으로 흐르는 빗줄기를 보다가 우산을 받고 걷다가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참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숨막히는 면도날 위를 걷듯 살아서 일까 이젠 천하 누구에게도 압박 받을 사람이 없는데 스스로 주는 습관적 압박에서 벗어나질 못하니 참 습관처럼 무서운 고질은 없나보다. 한번 몸속에 깃들어버린 습관은 여간해서 벗겨내기가 어려운것이다. 조직 생활을 끝냈다고 생각할때 가장 해보고 싶은 생활이란 그 지긋지긋한 '목표' 없는 생활 이었다. 아마 대개는 누구나 다 그러리라. 우리가 그 얼마나 목표에 짓눌리며 살았으며 그 목표의 굴레에서 해방된 삶을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었을까. 양적목표, 질적목표, 성장목표 이익목표 육성목표..
한없는 그 목표의 쇠사슬에서 자유로워 진다면서 이제는 혼자서 마음대로 일하는 프리랜서이면서도 누구도 물어보지 않는데 어느덧 목표며 전략이니를 설정하고 있으니 제버릇 개못준다는 말이 틀림이 없나보다. 세상에 일만 하러온 불쌍한 인생일까. 머슴띠라서 평생을 일만하다 가는건가.. 참 스스로 한심한 쓴웃음을 지울 수 없는 하루였다. 이토록 바람결같이 지나는 것이 인생 나그네 길인데 어찌 그 굴레의 습관에서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못난 사람이다. 불현듯 윤형주의 비의 나그네가 생각났다. 푸르던 시절의 추억과 함께. <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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