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lly의 좋아하는 동요

과수원길

Billy Soh 雲 響 2011. 3. 23. 23:49

출처 http://www.ezday.co.kr/bbs

 

 

출처 http://cafe.daum.net/chunggyung24/Jp6w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이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 

 

출처  http://cafe.daum.net/lovefar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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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기린봉엔 생기가 돋고 문밖에서부터 산아래 골짜기까지 펼쳐진 밭이랑엔  수많은 야채들이 자라고 있었다. 건너편 언덕엔 복숭아 과수원이 있었다. 개울엔 물이 불어 송사리들이 한가로운데 장난 삼아 조약돌을 던지면 쉿쉿하고 빠르게 숨어 자취도 없어지곤했다. 주말이 되어 때로는 알 수 없는 쓸쓸한 마음에 산에 올라 야호-하면 되돌아 오는 메아리.. 봄볕에 깨어난 버들강아지를 따라 물이오르기 시작했던 열 여섯 일곱 사춘기의 소년 이었다.

 

마장동 터미널에서 완행 버스를 타고 퇴계원을 거쳐 장현으로향하는 길가의 야산은 봄이 오면 그야말로 온 산이 불타듯 붉었다. 뒤덮인 진달래가 채색한 아름다움은 덜컹거리는 차창에 기대인 가슴을 두근 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가슴을 들뜨게 하는 것은 장현을 지나면서 부터였다. 서파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양편의 야산은 온통 산꽃으로 뒤덮였다. 그곳은 진달래 뿐만 아니라 산수유꽃, 흰 아그배꽃, 붉은 산벗꽃.. 이름도 모르는 야생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달리는 손님도 많지 않은 버스의 차창을 열면 산꽃 향기가  바람에 날려오는 것이었다. 봄이면 이길을 달리는 것이 너무 설레어 가까운 길로 가도 되는 것을 일부러 이쪽으로 돌아 현리로 향하곤 했던 스물일곱 여덟 무렵이었다.

 

위의 모습들은 지워질 수 없는 영상처럼 머리속에 남아있다. 하지만 개발에 밀려 이미 찾아 볼 수 없으니 얼마나 아쉬운가. 이 꽃샘추위가 지나면 갑자기 따뜻한 봄이 오리라. 기억 속의 그곳을 봄이면 가보고 싶지만 찾을 수 없는 곳이다. 오는 봄에도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그길을 기억 속에서나마 거닐어 보고 싶다.       <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