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윤석중 작사 , 포스터 곡
달 밝은 가을 밤에 기러기들이
찬서리 맞으면서 어디로들 가나요
고단한 날개 쉬어가라고
갈대들이 손을 저어 기러기를 부르네
산 넘고 물을 건너 머나먼 길을
훨훨 날아 우리 땅을 다시 찾아왔어요
기러기들이 살러 가는 곳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너는 알고 있겠지
기 러 기 기 러 기
윤석중 (1911.5. 25 ~ 2003 .11. 9) 은 한국의 아동문학가로, 호는 석동(石童)이다. 서울에서 출생하였으며 양정고보를 거쳐 1942에 도쿄조치 대학(上智大學) 신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24년 '신소년' 에 동요 '봄', 1925년 잡지 '어린이'에 동요 오뚜기'가 당선된 뒤 많은 동요를 발표하였다.
-----------------------------------------------------------------------------------------------
올해도 또다시 가을이 돌아와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티없던 어린시절, 세상 모르고 자라나던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조그마한 시골 학교, 한 학년에 한반 밖에 없었던 작은 학교. (하지만 그땐 그 학교가 무척 크게 보였다.) 3,4 학년 무렵, 9살이나 10살 쯤 됐을까, 어느 가을 날. 수업이 끝나갈 무렵 수선화처럼 청초하고 아름답던 담임 여선생님이 이따가 가지말고 좀 남아라 하셨다. 나는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그 무렵 나는 시골에서는 드물게 얼굴이 하얀 아이에 친구들 보다 한 두살 어린 나이였다. 키는 작은 편이어서 번호는 4번 이었으니 언제나 맨 앞줄에 앉았다. (꼬마 학교라서 자랑은 아니지만 성적은 1학년 부터 6학년 까지 언제나 1등이었다. 소위 요즘으로 말하면 '올 수'였다. 어쨌든...) 한국 전쟁 이후 그 어렵던 시절에 모든 사람들이 가난에 시달렸지만 우리집은 좀 넉넉한 편이었든지 어머니는 언제나 단정히 옷을 입혀 주셨다. 곤색 옷에 하얀 깃을 단 교복이었다. 선생님은 언제나 나를 이뻐해 주시고 나는 그 선생님이 선녀처럼 생각 되었다.
공부가 끝나고 다른 애들은 돌아갔다. 난 밖에 나갔다 다시 교실에 들어와 보니 어떤 여자애 하고 나하고 둘이 남아 있었다. 곧 선생님이 들어 오시더니 "노래 연습좀 해보자"하시며 풍금앞에 앉으셨다. 그때 나는 위의 노래 '기러기'를 연습하고 그 여자애는 '나뭇잎 배'를 연습 하였나 보다. 오후 시간에 아이들도 돌아가 버린 조용한 학교에서 선생님의 풍금 소리와 두 어린이의 노래 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퍼지는 것이었다. 한번씩 연습이 끝나고 나면 선생님은 어디를 조금 더 어떻게 해라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하시며 가르쳐 주셨다. 그리곤 또다시 부르도록 시키는 것이었다. 잠깐 쉬었다가 또 연습을 하고 그렇게 계속 노래를 하니 나중엔 너무 힘이 들었다. 선생님이 아셨는지 오늘은 그만 하자 하시며 끝내 주셨다. 나는 가는 길이 달라 혼자 집에 돌아오며 저쪽 멀리 건너편 길로 걸어 가시는 선생님 모습을 계속 몰래 몰래 보고 있었다. 마치 똑바로 오래 쳐다보기라도 하면 누구에게 야단을 맞을것만 같아서...
세파에 시달려 지쳐 있을때. 견딜 수 없는 슬픔의 구름이 몰려올때. 꿈처럼 그리는 마음속의 사진이다. 이슬 방울 처럼 맑은 어린시절 추억의 한 컷이다.
~~~~~~~~~~~~~~~~~~~~~~~~~~~~~~~~~~~~~~~~~~~~~~~~~~~~~~~~~~~~~~~~
2009년 10월 17일. 몇십년만에 어린시절 자라나던 초등학교를 방문 하였다. 나는 일찍 학교에 들어가 친구들중 나이도 가장 어린편이고 키도 작아서 1학년부터 6학년까지 4번 이었다.
학교의 크기는 예나 지금이나 자그마하지만 아주 깨끗하게 잘 정리된 교정에 서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년전으로 돌아간듯 잠시 회상에 잠기기도 하였다.
'★ Billy 의 배경음악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Why do the nations so furiously rage together? (0) | 2009.11.14 |
---|---|
사랑의 테마 (0) | 2009.10.30 |
무지개 - 시 차길진, 작곡 임준희, 테너 이영화 (0) | 2009.10.01 |
The Boxer (0) | 2009.04.09 |
언녕 내 사랑 (0) | 2009.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