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그다지 오래지도 않은 1998년 4월 말경의 일이다. 나는 지금도 그때 살던 집에서 살고 있다. 그때의 회사는 역삼동에 있었다. 매일 아침이면 영등포, 여의도 앞을 지나 흑석동 동작동 이수교 팔레스 호텔 앞을 운전하여 출근 하곤 하였다.
그날은 아침부터 꽤 많은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동작동 국립 묘지 앞을 지나 이수교에 다다르면 언제나 차가 밀린다. 더구나 그날 아침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으니 보통때 보다도 훨신 더 정체 되어 언제 이수교 앞을 통과할지 모를 정도였다. 차가 멈추어 있던 곳은 군악대를 지나 오른쪽은 절벽 처럼 깎인 산의 절개지인 곳이다. 그곳은 좁은 인도 밖에는 다른 곳으로 돌아갈 길도 없는 곳이다. 차도 움직이지 않으니 무심코 운전석에 않아 비내리는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시간이 아직 이른 탓인지 지나가는 행인도 그다지 없었다. 그런데 조금 후에 어떤 여학생 하나가 다가 왔다. 교복 치마가 갈색 체크 무늬였고 상의는 흰색 이었다. 회색빛 우산을 받고 있었는데 나와 눈이 마주쳤다. 학교에 가는 여학생 이구나 하고 생각 하는 사이 그 여학생이 지나 갔다. 그런데도 차는 아직도 움직이지 않으니 계속 몇번째인지 녹색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 사람은 지나가지 않았다. 어느덧 다음 신호에는 지나갈것 같은 교차로 거리에 가까워 졌다. 또다시 차가 멈춰 있으니 비내리는 차창 밖을 다시 쳐다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인가. 아까 지나갔던 바로 그 여학생이 다시 내 차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그 여학생이 똑같은 차림과 우산을 받고 똑같은 자세로 지나가는데 나와 다시 눈이 마주쳤다. 미소가 있는것 같기도하고 약간 찌푸린것 같기도한 표정이었다. 그 순간 나는 혼동하여 이게 무슨 일인지 몰랐다. 그 한 순간후 나는 너무도 이상하고 소름이 끼쳐 뒷쪽으로 눈을 돌려 그 여학생을 보았다. 잠시후 그 여학생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이상하게도 다른 지나가는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다. 멍하게 앉아있던 나는 앞차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정신 없이 그곳을 통과 하였다. 이 일은 그후 지금도 선명하게 망막에 남아 있다.
어떤 현상 이었을까.. 어떤 친구는 쌍둥이 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그 해답 밖에는 없다. 하지만 쌍동이라고 그렇게 똑같을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어떻게 똑같이 비내리는 차창 너머로 눈이 마주 쳤을까... 의문은 역시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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