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경험한 초자연

첫째 경험; 이글거리는 불 덩어리

Billy Soh 雲 響 2008. 9. 7. 16:34

나는 지금 까지 살아오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 할 수 없는 두가지의 경험이 있다. 어떤 가설로도 대답이 되지 않는, 그러나 너무나도 생생한 경험이기에 가끔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 해 본 적은 있지만 역시 아무도 그것이 어떤 일인지 대답해 주진 못하였다.  누군가의 대답을 얻어 궁금증을 해소해 보고 싶은 마음에그 이야기를 여기에 소개해 본다.

 

그 첫째 이야기이다.

 

내가 11살, 초등학교 5학년 때 여름방학 동안 이었으니1961년 8월 말경 이었을 것이다. 어느 여름날 오후에 나는 대대로 살아온 고향집의 사랑채 마루에서 숙제를 하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한참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어머니 아버지와 온 식구 들이 떠들석하게  마당의 무엇인가를 부산히 치우시는 소리가 잠결에 들렸다. 그러나 내가 너무 곤히 자고 있으니 식구들이 나를 깨우지는 않으셨다. 그렇게 몇 시간을 잤는지 어느덧 잠에서 깨어났다. 비는 벌써 그쳐 있고 어두워졌는데 이상하게도 집안에는 그 많은 식구가 한사람도 없이 사람의 기척도 없었다. 배도 고프지만 너무 조용하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혼자서 누구를 어디로 찾으러 갈수도 없어서 곧 오시겠지 하고 마루에 혼자서 앉아 있었다.

 

 

그때였다. 동네 왼쪽 편으로 나지막히 연이어 흐르는 산등성이 아래 쪽에서 무엇인가 바로 쳐다 볼 수도 없는 강렬한 불빛이 나타났다. 나는 깜짝 놀랐다. 저게 무엇일까. 너무나 이상한 강렬한 불덩어리가 너무도 놀랍고 무서워서 가슴이 얼어 붙는것 같았다. 그 불덩어리는 마치 어린시절 장난으로 해를 바라보면 눈이 멀것 처럼 이글거리고 둥글었는데 바로 그런 불덩어리 였다. 다만 그 불덩어리가 그다지 멀지도 않은 4, 5백 미터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이글 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후 그 불 덩어리가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 하였다. 그 나지막한 산 등성이를 따라 아주 천천히 둥글 둥글 이글이글 거리며 올라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너무 무서워 간이 콩알만 해져서 고개를 숙였지만 그래도 쳐다보지 않을 수도 없어서 눈동자만을 위로 치뜬채로 바라보고 있었다.  빠르지도 않게 아주 쳔쳔히 이동하던 불덩어리는 어느새 산등성이의 위쪽에 다달았으며 이윽고 사랑채 처마에 가려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는 두려움에 돌쳐럼 굳어져서 한동안은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이렇게 무서운데 아무도 계시지 않는 어른들이 너무 원망 스러웠다. 한식경을 그렇게 꼼작도 못하고 앉아 있었는데, 어딘가에서 어머니가 들어 오셨다. 나는 뛰어 내려가 어머니를 붙들었다. 그런데 나를 보고 놀라신건 오히려 어머니셨다. 시골에선 아이가 혼자 집에 있을수도 있는 일인데 갑자기 여느때 같지 않게 놀란것 같은 나를 보고서 말이다. 

 

 

그런데 나는 내가 본일을 섣불리 말할 수도 없었다. 조금 더 있으니 아버지랑 가족들이 모두 들어오셨다.  시간은 늦었지만 늦은 저녁이 준비되어 매일 하듯이 마당 한가운데 멍석을 펴고 모기불을 피우고 저녁을 먹었다. 하늘은 이미 활짝 개어 은하수와 별들이 쏟아질 듯이 가득하고 저녁을 마친후 상을 물리고 모두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는 아까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였다. 그런데 아무도 어른들이 그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 주지 않았다. 얘가 아마 무슨 헛것을 본 모양이다 하는 정도로 들으셨다.  거기다 어머니는 얘가 어디 몸이 안좋은가 하고 오히려 걱정을 하실 정도 였다. 아무도 제대로 믿어주거나 대답을 해주지 않으니 난 정말 답답했다. 어렸을때부터 나는 무엇이든 허투루 보거나 함부로 생각하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 나는 더이상 그 일에 대해 집에서 이야기할 기회는 없었다. 그져 가슴 속에 생생 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지금 생각해도 나는 그 이글 거리는 불덩어리가 무엇이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비가 온 후였으니 혹시 자연에 있던 인이 뭉쳐 불이 붙었을까..  벼락에 맞은 나무가 불탔던 것일까.. 심지어는 유에프오 였을까.. 이런 저런 생각도 해 보았지만 역시 그 현상과는 무언가 딱 맞아 떨어 지지 않는 미심쩍은 부분이 남곤 하였다. 첫째 이야기는 여기 까지이다. 누가 그 불덩어리가 무엇이었는지 가르쳐 주실 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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